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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입결 갈라치기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1979년부터 10여년간 영국 총리를 역임한 대처(Margaret Thatcher, 1925~2013) 여사를 다룬 영화 ‘철의 여인(The Iron Lady, 2011)’에서 늙고 병든 대처가 의사에게 하는 말이다. 영화에서 대처는 어릴 때 그녀의 아버지에게 들은 말이었다고 덧붙인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빚은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머릿속 자기 혼자만의 생각이 결국 자신의 운명이 되는 것이다. 여러 고전에서 볼 수 있는 낯설지 않은 말인데, 다른 문화권이라도 이런 식견은 서로 통하게 마련이다.

 

생각과 말과 행동이 습관과 성격과 운명이 된다. 누구나 뻔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흔히 망각하는 일이다. 고매하고 난삽한 이론은 책장을 넘기면 얻을 수 있다. 흔히 망각하는 뻔한 사실을 반복해서 다시 떠올리기, 우리 교육의 또 하나 중요한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 이 시기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이 거듭 다짐을 두어야 하는 쪽은 후자일 것이다.

 

전국적 현상이 된지 오래지만, 몇 년 이래 대학에서 두드러지는 현상 가운데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하나 있다. 입학 성적을 기준으로 차별하고 무시하기 현상이다. ‘입결 갈라치기’란다. 입시 결과 평균 입학 성적이 높은 학과들은 상위층, 상대적으로 입학 성적이 낮은 학과의 경우 하위층이라고들 하고, 상위층이 하위층 학과나 소속 학생들을 모욕하는 일이 요즘 들어 부쩍 웹상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익히 아는 대로, 심지어 같은 학과에서도 이과와 문과, 남학생과 여학생, 수시와 정시, ‘현역’과 재수, 삼수생 등에 따라 그야말로 가르고 나누기는 끝이 없다. 누구나 듣고 알고 있다. 그 유치하고 심지어 파쇼적인 정신 상태는 암울한 우리 사회가 빚어낸 괴물이다. 상황은 불편의 단계를 넘은 지 오랜데,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고민은 들려오지 않는다. 이 문제의 해결은 쉽지 않겠지만, 누구나 의견과 해결 방안의 일단은 갖고 있다. 그리고 우리 대학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인성교육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둘을 효과적으로 결합할 방법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다소 비약이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입결 갈라치기’는 나치가 몰락한지 77년이 지나서 나치를 종식하겠다고 군대를 동원한 어떤 나라 지도자의 폭력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생각’의 뿌리가 동일하다.

 

“무례는 무례를 낳습니다. 폭력은 폭력을 부릅니다. 그리고 권력자가 다른 사람을 괴롭힐 때 우리는 모두 패배합니다.”

 

‘철의 여인’에서 대처를 연기한 미국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1949~ )이 2017년 1월에 제74회 골든글로브 공로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말한 소감의 한 구절이다. 그녀는 ‘철의 여인’으로 2012년 제84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생애 두 번째 여주연상을 수상했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