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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타임머신] 강의 만족도 평가, 만족스러우신가요?

 

A교수는 종강을 앞두고 학생들의 강의 만족도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본인의 강의가 학생들에게 만족스럽게 다가갔을지 고민이 많다. 반면 대학생 B씨는 기말고사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강의 만족도 조사에 어쩔 수 없이 응했다. 답변은 모두 ‘보통이다’ 항목으로 통일했고 주관식 평가란에는 ‘교수님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상투적인 표현을 적어넣었다. 한편 교수의 강의가 불만족스러웠던 C씨는 해당 강의 문제점을 감정적인 문구들로 강의평가에 녹여냈다.

 

우리학교는 강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 강의의 질을 개선하고자 한다. 하지만 강의 평가가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강의 만족도 조사에 진지하게 응하는 재학생의 비율은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며, 학생들은 강의 평가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의 평가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과거에도 있었다. ‘96년 11월 4일자 <계명대신문>에 실린 ‘교수 활동…실적 위주 평가 문제 많아’ 기사에서 교수업적 평가제의 허와 실을 조명한다. 기사는 교수의 교육 활동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교수 자체 평가 ▶동료 교수 평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직접 평가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의 두 가지 방법은 신뢰성이 결여되면 객관성을 상실할 수 있고, 적정 강의 수준에 대한 견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세 번째 방식인 학생 직접 평가가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기사는 이러한 강의평가제가 “교수는 편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무능력한 교수들에게 경고성의 제도가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교수업적 평가제 제도가 아직 합리적인 제도로 정착되지 않아 교수사회 내부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강의평가제의 이면을 살핀다. 기사에 따르면 우리학교는 97년부터 학부제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러한 조건에서 강의평가제를 실시하면 일부 인기 과목에 학생들이 편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사는 “어느 학문과 어느 전공이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관심사는 교수를 가혹한 경쟁의 장으로 내몰 우려가 있다”라며 교수업적 평가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우리학교는 강의 만족도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조사인 만큼 높은 참여도가 보장되지만, 그 실효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강의 평가가 강의의 질적 향상을 돕는 수단이 되려면 학생들의 강제적인 수단에 의하지 않은 자발적인 참여와 대학 당국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교수님추천해주세요]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캠퍼스에 낭만이 사라진 지 까마득하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최근의 한 조사를 보면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사랑ㆍ우정ㆍ사회 같은 고전적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문학이 교양소설이다. 오늘은 한국 교양소설의 고전이라 할 만한 작품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이다. 80년대 초에 나온 이 소설은 70,80년대 한국 대학생들의 외적·내적 풍경을 여실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 대학사의 중요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영훈은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형에게 얹혀살면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지적 욕구가 강하여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다. 그 지력을 바탕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마침내 명문대에 들어간다. 그러나 1학년이 끝나기도 전에 깊은 회의에 빠진다. 생각했던 대학공부가 아니다. 2학년 때는 학과공부는 포기하고 문학 서클에 들어가 문학에 심취한다. 천 권의 책을 독파하고 소설이나 비평문도 거침없이 써낸다. 주위의 박수도 받고 시기도 받는다. 그러나 이것도 만족과 행복을 주지 못한다. 무엇이든 궁극적인 이유나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삶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