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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여유와 여백의 미를 스크린에 담다

화려한 색깔과 요란한 소리들이 그득한 시대에 기적처럼 깔끔하고 숭고한 작품이 우리 곁을 찾아왔다. 흑백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두 개의 색깔로 온갖 색감을 만들어내고, 4:3이라는 독특하고 감각적인 정사진의 화면구도로 구성된 작품 <이다>가 그것.

고아로 수녀원에서 자란 소녀 ‘안나’는 수녀가 되기 직전, 유일한 혈육인 이모 ‘완다’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녀를 찾아간다. 하지만 이모로부터 ‘안나’가 유태인이며 본명은 ‘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혼란에 빠진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진 ‘이다’와 이모 ‘완다’는 자신들의 가족사에 얽힌 비밀을 알기위한 여행을 떠난다. 끝없이 내리는 눈발, 그 속을 하염없이 정처 없이 바라보는 관객들은 흩날리는 눈발 속에서, 스크린 밖 객석까지 그득히 쌓이는 아름다운 눈발을 경험하게 된다.

이 작품을 연출한 파벨 포리코브스키감독은 폴란드 출생으로 다큐멘터리 제작으로 영화를 시작해 2005년 <사랑이 찾아온 여름>으로 영국아카데미상에서 영국영화상을 받는 등 실력파 감독으로 십여 년의 심사숙고를 거쳐 준비해 일 년이 넘는 프리프로덕션 기간을 거쳐 시나리오를 완성시켰다.

소녀 ‘안나’역을 연기한 아가타 트르제부초우스카는 바르샤바의 한 카페에서 우연히 캐스팅됐다고 한다.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녀는 첫 연기에서 순수한 소녀의 얼굴로 강인한 기운과 침착한 지성을 갖춘 완벽한 ‘안나’와 ‘이다’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세계 56개 영화상을 수상하고, 3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던 이 작품은 며칠 전 제87회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폴란드의 아픈 역사를 담은 이 작품에서 ‘이다’의 예상할 수 없는 행보, 열린 결말을 통해 관객들은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한다. 또 흑백의 스크린에서 관객들은 여유와 여백의 미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이 세계인들을 공통적으로 감동시키지 않았을까?

지금은 만물이 움트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소식이 가득한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가벼운 상업영화의 웃음도 활기차겠지만 한 편의 의미 있는 예술영화와 함께 새 학기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학생들의 더 맑고 향기론 을미년 한해의 시작을 견고하게하기 위해서 말이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