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울진서 아날로그방송 종료..2012년말 전국 실행
인지율.정부 정책의지 부족 등 우려도 적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정부의 방송 인프라 선진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 사업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일 오후 2시 디지털 전환 특별법 시행령 선포와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기해 국회와 업계, 울진군 주요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진 엑스포 공원에서 기념식을 열어 시범지역인 울진군의 본격적인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선포했다.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세계적 추세로, 지난해 미국의 디지털 전환 완료에 이어 일본이 내년 7월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영국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2012년말 디지털 전환 완료를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 고화질(HD) 방송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어 전국민의 방송 수신 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발효한 시행령에 따라 방통위는 내달 6일 강진군, 11월 3일에는 단양군, 내년 6월 29일에는 제주도 등 시범사업지역에서 각각 오후 2시를 기해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내년 하반기 이후 저소득층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컨버터나 저렴한 디지털TV 구매 지원 등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 2012년 12월 31일 오전 4시를 기해 전국적으로 아날로그 방송의 동시 송출을 중단하며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게 된다.
그러나 방통위의 디지털 전환 완료 목표가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와 비슷한 정책 목표를 집행하고 있는 영국 등과 비교할 때 디지털 전환 인지도가 현저히 떨어지는데다가 정부의 홍보예산 부족 및 저소득층의 전환 지원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우려가 따른다.
방통위가 동서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상반기 디지털전환 인지율 등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시 기존 아날로그TV로 방송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비율은 62.8%에 머물렀으며, 디지털TV 보급률 역시 61.0% 수준이었다.
이는 국민 10명중 4명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TV를 시청하고 있으며,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의 실제 영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특히 디지털 전환 종료 시점을 알고 있느냐에 대한 응답은 16.3%에 그쳐 정책 홍보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방송의 디지털 전환 추진기구인 DTV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정부 정책을 제대로 알리기엔 홍보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며, 저소득 계층 지원도 그 범위가 좁아 상당한 소외계층을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와 아날로그 방송 종료 시한이 같은 영국의 경우 지역을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에도 이미 지난해말 인지도가 90%를 넘어섰으며, 내년 완료를 목표로 한 일본은 97.7%를 넘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영국의 디지털 방송 수신기 보급률은 91.4%에 달했으나 우리의 경우 55.1% 수준이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 미국의 경우 디지털 전환 대상자 모두에게 디지털컨버터를 무상 제공하는 등 엄청난 예산을 들이부었음에도 전환 목표 시점이던 지난해 2월 직전 혼란으로 인해 부득불 6월로 연기해야했으며, 7억달러(약 8천억원) 가량의 추가 예산 집행을 감수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디지털 전환 홍보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등 정부의 정책의지가 결여돼있다"며 "현재와 같은 수준의 정책이 유지된다면 2012년 하반기 대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