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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그 이후

스포츠 스타를 먹고사는 미디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해 중국, 미국, 러시아 등을 이어 종합 7위에 올랐다. 유도의 최민호를 시작으로 사격의 진종오, 수영의 박태환으로 이어진 금메달 소식은 야구 금메달 획득으로 절정을 이뤘다.

어느 누구도 베이징 올림픽 열풍이 이 정도까지 불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지지부진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금메달이 나올 때마다 1%씩 올랐다는 이야기도 들려올 정도였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많은 스타와 화제를 몰고 왔다. 윙크 하나로 누나의 가슴을 녹였던 ‘국민 남동생’ 이용대, 수영 사상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유도의 최민호, 역도의 이배영 등은 올림픽 이후 스타로 우뚝 섰다. 이용대 선수는 톱스타(?)만 설 수 있는 앙드레김 패션쇼에 초청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올림픽 이후 방송과 신문 등 수많은 미디어가 스타를 섭외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27일 이용대 선수가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과 KBS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에 동시출연(두 방송 모두 녹화였다)해 ‘겹치기 논란’까지 벌어진 것이 단적인 예다. 활자 매체에서는 올림픽 스타의 감동어린 인터뷰 기사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올림픽 스타 열풍은 한동안 계속 될 것이 분명하다.

미디어는 올림픽 스타를 이용해서 시청률과 판매 부수 올리기에 분주하고, 선수들은 이런 언론 덕분에 ‘자고 나니 스타’가 된다. 미디어가 이렇게 스포츠 스타에 목매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유플러스 연구소의 김원제 소장은 “스포츠는 각본없는 드라마로, 어떤 드라마 못지 않은 감동과 재미가 있다”면서 “그래서 스포츠 스타는 시청률을 담보하는 매력적인 게스트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또한 요즘 젊은 스포츠 스타는 과거와 달리 연예인 못지 않은 끼를 가지고 있다. 한국방송작가협회 예능이사인 최대웅 작가는 “요즘 젊은 선수들은 과거와 달리 외모뿐 아니라 말주변도 좋아서 시청자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스포츠 스타 역시 미디어의 도움이 필요하다. 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뛰고 있는 종목과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핸드볼이나 사격처럼 비인기 종목에서 뛰고 있는 스타는 수많은 매체의 섭외에 응해야만 한다. 자신의 희생(?)으로 저변을 확대할 수 있고, 자신의 종목을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림픽 스타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예전부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는 국민적인 영웅이 되고, 모든 언론은 이들을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언론의 이런 관심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 문제다. 올림픽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 인터뷰와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면서 선수가 컨디션을 조절할 수 없는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예로 제 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1992)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황영조 감독(국민체육진흥공단)과 제 27회 시드니 올림픽(2000) 사격에서 은메달을 딴 강초현 선수(현재 갤러리아 소속)를 들 수 있다. 황영조 감독은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후 수많은 환영행사와 오락프로 등에 끌려 다녔다. 심지어 올림픽 2연패를 기원하는 언론과 사람들의 부담감 때문에 은퇴를 선언한 후 하루만에 철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황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올림픽 스타는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줘야 하기 때문에 언론을 피할 수 없지만, 오랫동안 언론에 나오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초현 선수는 올림픽 이후 ‘국민 여동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인기가수 조성모와 의남매를 맺는 현장에는 수많은 기자가 몰려들었고, 강초현 선수의 생일에 조성모는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과도한 관심 탓인지, 강초현은 부산전국체전 결선에서 꼴지를 기록한 후 “제발 저 좀 놔주세요”하고 울먹이기까지 했다. 스포츠평론가 기영노 씨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은 1~2개월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은 올림픽 이후 잠깐 동안 미디어를 즐기면 된다”고 조언한다. 한 연예전문 기자는 “올림픽 스타나 연예인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며 “스포츠 스타가 스타덤에 오르면 원하지 않아도 일이 벌어지게 마련이니까 스스로 컨트롤 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려면 ‘금메달’로 상징되는 ‘올림픽 영웅 만들기’가 사라져야 할 것이다. 최민호 선수는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고,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금메달을 딴 후 “금과 동의 차이가 그렇게 클 줄 몰랐다”고 털어놓은 것은 금메달 지상주의가 얼마나 심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또한 일부 종목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것 역시 바뀌어야 한다. 올림픽에서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이 보여준 눈물의 투혼 드라마를 보고 감동을 느꼈던 사람들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무관심해지기 마련이다. 비인기 종목의 선수는 여전히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미디어에서 축구나 야구처럼 인기 종목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를 보여줘야만 사람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올림픽 스타도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과거처럼 감독이나 가족이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를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 스타가 속한 협회 차원에서라도 미디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선수와 미디어가 ‘윈-윈’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스포츠 스타가 올림픽 이후에도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