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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 달리는 틸팅[Tilting]열차

시설투자비용 최소화하면서 속도향상 목표 달성

1. 서 론


국내 기존선의 경우 1986년 이래 최고 운행속도가 140km/h로 상향된 후 속도향상이 멈춰진 상태이며, 대부분의 주요 간선에서 운용되는 열차의 표정속도가 100km/h 전후로 저속운행하고 있어 타 교통기관에 비하여 고객 선호도가 떨어져 점유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반면 최근 우리나라는 철도기술의 르네상스시대라 할 만큼 활발한 시설투자가 이루어져 건국 이래 최대규모의 SOC사업인 경부고속전철사업을 추진하여, 2004년 4월에는 300km/h급 고속열차가 개통된 바 있다.

따라서, 서울과 부산 간의 상대적 거리는 더욱 가까워지면서 발전이 촉진되는 반면 제천, 영주, 장항 등 타 지역의 주민들에게는 상대적인 국토의 편중적 개발과 지역적 편익을 부득이 초래하게 되어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민원 폭증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므로 지역간 균형발전, 고속철도와 기존간선의 연계, 철도수송 효율성 향상을 위한 기존노선 전반의 속도향상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 선진국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어 기존선의 고속화를 위하여 선형개량, 전기신호개량, 틸팅차량시스템 개발 등 다각도로 투자를 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고 있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기존선의 속도향상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최고운행속도, 곡선통과속도, 분기기속도, 가감속도의 향상이 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철도기술의 주요 분야인 차량, 선로, 전력, 신호, 운영 등 각 분야의 핵심기반기술들이 시스템 측면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
틸팅차량기술개발은 시설투자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속도향상 목표를 단계적으로 달성할 수 있어 최적화 솔루션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틸팅열차기술은 열차가 곡선선로를 주행할 때 생기는 곡선 바깥으로 생기는 원심력을 곡선 안쪽으로 차체를 기울여 줌으로써 열차의 수직력을 증가시켜 원심력을 감쇄시키는 기술이다. 궁극적으로 열차의 탈선현상이나 승차감(승객들의 몸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을 개선하여 일반열차보다 고속(20-30% 속도향상)으로 편안한 열차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도 건교부 주관 하에 2000년 8월부터『철도기술연구개발사업』을 시행하여 기존선 속도향상을 140km/h에서 200km/h까지 올리는 데 필요한 한국형 틸팅열차개발, 선로구축물, 전기신호시스템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2. 해외 틸팅차량 연구 현황


철도차량은 100년이 넘게 곡선구간에서의 운행속도 향상에 대한 가능성을 캔트(cant) 수정에서 찾았는데 이는 고속열차와 저속열차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이런 점이 고속열차연구개발 추진에 걸림돌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50년대부터 국외 선진 철도 당국에서는 승객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중심력의 영향을 부분적으로나마 완화시킬 수 있는 틸팅차량을 도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스페인은 독자적으로 자연틸팅차량(natural tilting train)을 개발하여 1983년 운행거리가 338km인 마드리드-자라고자 노선 영업운전 시 허용 횡 가속도를 1.2m/s2 이하로 제한하고 최대속도를 일반차량과 동일하게 140km/h로 하여 운행한 결과 약 7%의 시간단축 효과를 얻었다.

이탈리아의 틸팅차량 도입과 기존선 속도향상을 위한 실용화는 1987년부터 1992년까지 ETR401로부터 도입된 15편성의 ETR450 차량이 영업운전에 투입되었다. ETR450 차량은 로마-밀라노, 로마-베니스, 로마-파리 등 4개 노선 2399km에 운영하고 있으며 운행시간은 IC 차량에 비해 단거리 구간에서 6%, 장거리 구간에서 최대 25%의 시간단축 효과를 얻어 평균적으로 15~20% 시간단축 성과를 올렸다.

스웨덴은 궤도에 큰 투자를 하지 않고 운행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써 차체경사기구와 조향성이 우수한 대차를 갖춘 X2000 차량을 ABB와 공동 개발하였고 1990년 Stockholm - Gothenburg 노선에서 X2000차량 영업 운행을 시작하였다. 영업 후 기존차량은 4시간 소요되는 것이 1992년에 2시간 59분으로 1시간 단축되어 25%의 운행 시간 단축효과를 얻었다.

스위스(ETR), 노르웨이(BM71), 독일(VT610, IC-T), 포르투칼(Alfa pendular), 일본(Series 381등) 등도 틸팅 차량을 도입 또는 개발하여 운영 중에 있으며 시간 단축 및 철도의 점유율 상승효과를 거두고 있다.


3. 틸팅열차시스템 원리


1) 틸팅열차 개념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차(car)가 곡선구간을 주행할 때 원심력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열차(train)도 마찬가지로 곡선선로를 주행하면 원심력을 받게 된다. 원심력(centrifugal force)은 식(1)과 같이 속도 제곱에 비례하고 곡선 반경에 반비례한다.

Centrifugal Force ∝ v²/ r

(1) 만약 열차가 고속으로 곡선선로를 주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열차는 외측으로 원심력이 작용하여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면 탈선을 하거나 탈선을 하지 않더라도 승객들은 한쪽으로 몸이 기울어져 편안한 열차여행은 하지 못할 것이다. 과연 롤러 코스터(roller coaster) 같은 열차를 누가 계속 타겠는가? 이런 이유로 철도 차량 제작회사들은 곡선선로에서도 고속으로 주행이 가능하고 승객들에게는 안락함을 줄 수 있는 고속철도를 제작할 필요성에 직면하게 되었다. 고속철도 제작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기존선(existing railway lines)을 사용하여 틸팅이 가능한 열차(틸팅열차, tilting train)를 개발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틸팅 열차를 개발하지 않고 새로운 선로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TGV 등과 같은 열차는 큰 곡선 반경을 갖는 전용 고속 선로(dedicated high speed lines)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열차의 틸팅은 필요치 않게 된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막대한 비용과 공사 기간이 소요되므로 예산 및 경제성 검토를 통해 많은 국가에서는 기존의 인프라를 이용한 틸팅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 차량 틸팅 원리


열차가 곡선선로를 주행할 때 승객에게는 그림 3.1.1에서 보듯이 두 가지의 하중이 작용하게 된다. 하나는 중력이고 다른 하나는 곡선주행 시 외측에 발생하는 가속도로 인한 원심력이다. 물리적으로 두 개의 힘이 작용하면 결과적으로 합력(resultant force)이 생긴다. 합력은 승객을 앉은 의자 아래 방향과 바깥 방향으로 당길 것이다. 그러나 열차가 틸팅이 되면 원심력은 현저히 줄어들거나 없어지고 의자에 작용하는 수직 접촉력(normal contact force)은 합력과 같게 된다. 이것은 승객이 더 이상 바깥 방향으로 몸이 기우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틸팅 열차는 승객의 안락함뿐만 아니라 기존 열차보다 곡선 구간에 25% ~ 40%의 속도향상을 얻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틸팅 시스템의 원리는 그림 1과 같이 곡선부 주행 시 차체를 곡선의 안쪽으로 기울이게 함으로써, 승객이 느끼는 원심가속도 성분을 중력가속도의 횡방향 성분으로 감쇄시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 승객이 느끼는 횡 가속도
: 차량 원심 가속도
g : 중력 가속도
ψ : 캔트 각 [ rad ]
θ : 차체 틸팅 각 [ rad ]
V : 곡선 주행속도 [ m/s ]
: 차량 원심가속도
승객이 느끼는 횡방향 가속도, 즉 차체에 평행한 원심가속도의 성분은 일반차량인 경우 af= ac-gㆍφ 이며, 틸팅차량인 경우 af = acㆍ(φ + θ) 가 된다. 즉 동일한 속도로 주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틸팅차량은 일반차량보다 gㆍφ 만큼 횡방향 가속도가 저하된다.


2) 틸팅 메카니즘 개념

차체 회전운동을 안내하는 틸팅 메카니즘의 종류는 그림 2에 보는 바와 같다.


그림 2의 첫 번째 방식은 자연 틸팅 방식에 적용되는 것이며, 세 번째 방식은 강제 틸팅방식의 차량에 가장 많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틸팅 메카니즘은 그림 3과 같이 2차 현가장치 상부에 위치하느냐 또는 하부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그 특성에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표 2는 틸팅 메카니즘 위치별 특성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하부위치의 경우 구조가 간단하여 유지보수에 유리하고, 기술 개발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방식으로 2차 현가장치 하부 위치를 말한다.



4. 결 언


기존선 고속화 실용기술개발을 위해 최고운행속도 180km/h의 한국형 틸팅열차를 개발하는 것은 향후 국내 주요간선의 고속화와 네트워크화에 대비하고, 국내 독자기술 확보를 통해 기존선의 속도향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아울러 기존 디젤차량 시대에서 전기철도차량시대로의 변화에 대비하여 새로운 중고속급의 전기차량을 개발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고속철도의 개통, 한국형 고속열차 350km/h 차량의 개발 및 실용화에 이어 한국형 틸팅열차의 개발은 명실상부한 철도기술의 자립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