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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로미오와 줄리엣

(Romeo+Juliet)


지금부터 소개할 이 영화는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 중 1996년 새로운 감각으로 리메이크한 바즈 루어만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서로 적대시하는 몬테규가와 캐풀렛가, 두 집안을 주축으로 한다. 캐풀렛가의 파티에서 몬테규가의 아들 로미오가 원수 집안의 줄리엣을 만나 서로 첫눈에 반해 사랑하게 되고, 용납될 수 없는 이 사랑을 시작으로 두 주인공은 끝내 엇갈린 죽음을 맞게 된다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전체적인 줄거리나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원작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극중 대사를 본다면 이 영화는 단순히 원작의 리메이크작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감상의 관점을 조금 달리하여 무대세트와 의상이 어우러지는 영상과 음악의 표현적인 면에 중점을 두고 본다면 그 현란한 복합적 발상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15세기의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20세기 가상의 도시 베로나를 무대로 하여 배경시대 및 장소, 무대, 인물, 진행구성 등을 새롭고 독특하게 해석한 감독의 연출은 눈 여겨 볼 만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1911년 이후 수십 차례 영화로 만들어져 왔다. 이 영화 이전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고전미와 우아한 선율, 그리고 고상한 외모를 지닌 두 남녀의 슬픈 러브스토리, 즉 너무나 고결하여 감히 깨뜨리기 어려운 서정적 고아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1996년의 이 새로운 영화는 원색적 팝문화, 뒷골목 거리벽화인 그래피티, 거친 이미지의 락문화 등 ‘고급스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먼 대중문화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전체적 영상의 원색적인 색채 그리고 얼터너티브락과 테크노 음악의 강한 비트로 더욱 급박하게 느껴지는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영화 전체에서 보여지는 원색적 색채는 두 남녀의 뜨거운 사랑뿐만 아니라 주축이 되는 두 집안의 대립과 등장 인물들의 과격하고도 흥분적인 성격 등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 뜨거운 시각적 열기 속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 만나는 장소인 캐풀렛가 가장무도회에서 10cm 남짓한 두께로 된 현대적 어항의 시원한 물과 그 속의 형광 열대어들은 사막 한 가운데의 오아시스 같은 느낌으로 두 남녀의 표정을 투시해 준다. 또한 새롭게 해석해 놓은 인물 하나하나의 의상, 화장, 헤어스타일, 소품 등을 통해 그 인물의 성격과 역할을 유추해 보는 것도 영화관람의 주요 초점이라 할 수 있다.

옛날 원작들의 예술성이나 흥행을 뒷받침으로 하는 리메이크작은 많이 볼 수 있으나, 원래의 의미는 그대로 간직하되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해체 및 재조합하여 관객에게 놀라움을 주는 영화는 드물다.

이 영화가 ‘발상의 전환’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말한다면 과장된 극찬일까? 이 영화가 지금 우리들이 숨쉬고 있는 다문화와 변화의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구상을 할 수 있는 작은 전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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