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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교육계, 학술계 결산

교육 - 대학개혁을 향한 요구, 학술 - 이론 진영을 추스리는 현상 두드러져

숨가쁘게 달려왔던 2007년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10년을 끌어왔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립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대학 사회를 흔들어 놓는가 하면 신정아 씨 사건에서 촉발된 학력위조 파문으로 대학을 비롯한 사회 전체가 휘청거리기도 했다. 무한경쟁은 대학이라 해서 비껴가지 않아 교수사회의 ‘철밥통’이 깨지기 시작하는 등 대학 개혁을 향한 안팎의 요구도 어느 때보다 거셌다.

● 로스쿨 법안 통과, 사활 건 유치전 돌입
지난 10년간 제자리를 맴돌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립 법안이 지난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 전격 통과했다. ‘로스쿨 유치=일류’라는 공식이 자리하면서 전국 41개 대학이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유치 전쟁에 돌입했다. 누구도 예상 못했던 법안 통과는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해야 하는 한나라당과 로스쿨을 정권의 치적으로 삼으려는 여권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빅딜’이 이뤄진 것. 그 결과 총 입학정원이 2천명으로 묶이는 등 ‘무늬만 로스쿨’이 되어버렸다.

● 총장은 부재 중, 중도 낙마 잇달아
2007년은 유난히 총장들이 수난을 겪었던 해였다. 모두 4명의 총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물러났다. 특히 국내 양대 사학이라 불리는 고려대와 연세대가 나란히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이 논문 표절 의혹으로 낙마한 데 이어 지난 10월 정창영 연세대 총장도 편입학 청탁과 관련해 부인의 금품 수수 의혹으로 스스로 물러났다. 학내 구성원과 갈등을 빚어온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은 11월 이사회에 공식적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다. 2000년 이후 중도 사퇴한 대학 총장은 10여 명에 이른다.

● 신정아 학력위조 파문
신정아 씨 사건은 올해 우리 사회를 강타한 ‘메머드급 태풍’이었다. 신씨의 학력위조 사건 이후 문화예술계, 연예인, 대학교수, 유명학원 강사 등 공인들의 학력 위조 사실이 줄을 이었다. 서울지역 한 사립대 이사장도 이 과정에서 ‘청강생’ 신분을 ‘졸업’으로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 곤혹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신씨 사건이 권력형 로비 스캔들로 정리되어가면서 이 사건도 ‘용두사미’로 흐르고 있다. 정부는 관계기관 대책회의까지 열었지만 사실상 ‘대책 없음’을 시인했고, 잇달아 관련 법안을 제출한 국회의원들은 대선에 빠져 이 사실조차 잊고 있다.

● 내신 실질반영률 파동
대학 자율화에 대한 논란이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특히 2008학년도 새 대학입학제도가 처음 시행되면서 대학입시와 관련한 논란이 1년 내내 끊이지 않았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유례없이 두 달 동안 전국을 ‘투어’하며 ‘3불 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 지키기’에 나섰다.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돌려달라는 대학의 주장이야 원칙적으로 옳지만 대학 자율화에 대한 요구가 유독 입시 문제에만 쏠린 듯한 인상은 우리 대학 역시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 또한 만만찮다.

● 이번에는 ‘교육 대통령’ 나올까?
대통령 선거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교육계가 ‘교육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올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자료집까지 만들어 고등교육 4대 핵심 정책과제와 15개 세부 실천과제를 차기 정부의 핵심과제로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하는가 하면, 전문대학교육협의회도 최근 ‘전문대학 직업교육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국제경쟁력 강화와 대학 개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면서 이번 대선이야말로 교육계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도 경제문제 못지않게 교육 관련 공약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어 이러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2007년 학술계는 지난 시절을 정리하고 과제를 마련하는 자리에 관심을 기울였다. 대선의 영향으로 직접적으로 현실 정치권과 맞닿은 사안을 빼고는 나름의 이론 진영을 추스르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 한국사회의 변모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 열려
올해는 87년 민주화 이후 20년이 되고, 97년 IMF 체제 이후 10년째가 되는 해였다. 강연·학술대회 등을 통해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모했으며 현재를 역사·사회학적으로 어떻게 규정짓고 있는 지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6월에 열린 ‘6월 민주항쟁 2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는 이진경 서울산업대 교수의 주장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한국 사회가 이제는 ‘진보―보수’가 아닌 ‘다수―소수’의 구도로 이동했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는 계급 역시 진보의 절대 기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 ‘민족’에 대한 작업
올해 학술계에서는 ‘민족’에 대한 일련의 비판적 성찰의 작업들이 이어졌다.
11월 초에 열린 ‘세계화 시대에 한국의 민족과 영토성 다시읽기’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는 한국의 민족과 영역성을 비판적으로 재조명하고 다시 읽는 자리였다. 특히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몇몇 학문에서 분리된 채 이루어지던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적 독해의 작업들을 최대한 끌어 모아 주목을 받았다. 우리의 사회과학 및 인문학의 연구가 ‘민족 혹은 국가 중심적 사고’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판적 성찰의 장이었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국문학계에선 부산대 강명관 교수가 지난 16년 동안의 연구 성과를 4권의 책으로 묶어내 다시 한 번 주목을 끌었다. ‘국문학과 민족, 그리고 근대’를 비롯한 일련의 저술들을 통해 강 교수는 식민사관을 넘기 위한 당위로 구축한 내재적 발전론과 서구 관점에 맞는 근대 찾기에 혈안이 돼 실학의 정의나 시기설정, 그리고 주자학과의 단순한 대립설정 등이 왜 혼재하는 가에 대해 학계의 자성을 요구한다.

● 한국학술진흥재단
무엇보다도 올해 학술계를 장악했던 키워드를 뽑으라면 단연 국가가 운영하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이하 학진)’이다. 81년 설립된 학진은 90년대 말 ‘학술지 평가 사업’과 ‘두뇌한국21(BK21)’ 프로젝트 시행 이후 현직 교수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거대 공룡으로 커버렸다. 특히 올해 학진이 야심차게 실시한 ‘인문한국지원사업(HK)’은 인문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HK ‘당첨’을 둘러싸고 수많은 잡음이 일었으며, 선정된 쪽은 ‘학문 부르주아지’로, 떨어진 쪽은 ‘학문 프롤레타리아트’로 갈라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 위주의 학문지원정책은 ‘승자독식의 룰’을 강요하여 젊은 연구자들을 무한경쟁 체제로 몰아넣어 상상력을 짓눌렀다. 물론 학문적 역량을 사회에 투여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재원의 공급 등 학진의 다양한 지원 사업들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연구를 지원하는 조직이 연구를 조성하는 조직으로 변모돼 학문 분야들 사이의 위계서열을 부추기고 등재지 유무나 연구비 지원 여부에 따라 젊은 연구자들을 학문의 주변인으로, 소외자로 내몰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나 올해는 학계의 위기의식이 유난히 높았으며, 이에 대한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기대를 모았다.

● 비윤리적인 논문 관행
올해 학술계 전체에 제기된 또 다른 문제는 비윤리적인 논문 관행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촉발된 이 문제는 ‘자기 표절’과 ‘자기 복제’의 등장이다. 이는 개인의 윤리 차원을 넘어서 정량적 평가를 우선하는 현행 학진 등재지 정책의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교육부와 학진은 연구윤리 확립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2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으며, 각 대학·기관마다 연구윤리 지침을 마련하거나 관련 세미나·포럼 등을 잇달아 열기도 했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