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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Electronics and Telecommunications Research Institute 한국전자연구소 ) 유체 시뮬레이션 기술

살아 움직이는 영화를 만드는 영상특수효과 기술을 찾아서


새하얀 거품이 차오르는 시원한 맥주 한 잔, 빌딩 숲을 뒤덮으며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가는 거대한 해일, 기습 공격으로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침몰하는 군함.

이처럼 실제보다도 더 현실 같이 느껴지는 특수 효과들은 컴퓨터 그래픽스, 그 중에서도 유체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만들어 낸 가상의 장면들이다.

본 기사에서는 거품 생성 기술 등으로 주목 받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연구를 중심으로 유체 시뮬레이션 기술을 소개한다.

유체란 물이나 불, 구름, 연기처럼 일정한 형태를 갖지 않는 물체들을 의미한다. 유체의 복잡한 움직임과 형태는 줄곧 사람들을 매료시켜 왔고,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 유체를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것은 창작의 영역을 넓히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하지만 과거 이러한 작품들에서는 매우 단순한 방법으로 유체의 모습을 표현해왔다.

예를 들어, 구름 장면을 합성하기 위하여 실제 구름이 형성되는 기상학적 환경이나 응결의 물리적 과정을 고려하는 대신 간단한 잡음 함수(noise function)를 이용하거나, 간단한 3차원 도형 위에 풍경의 사진을 적당히 덧씌워 복잡한 수면을 대신해 왔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컴퓨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기계공학 및 물리학 분야에서 연구되어 온 유체 시뮬레이션 기법을 컴퓨터 그래픽스에 도입하려는시도가 활기차게 이루어졌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유체 시뮬레이션을 바라보는관점이 분야별로 다르다는 점이다. 기계공학이나 물리학에서의 목적이 유체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분석하거나 예측하는 데 있는 반면, 컴퓨터 그래픽스에서는 사람이 결과물을 얼마나 현실감 있게 받아들이는가 또는 아티스트가 원하는 장면을 얼마나 쉽고 빠르게 표현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유체 시뮬레이션의 근간이 되는 것은 나비어-스톡스 방정식(Navier-Stokes equation)이다.

일견 복잡해 보이는 이 식은 사실 잘 알려진 뉴턴의 운동 방정식 F=ma 를 유체에 맞게 다시 쓴 것으로 유체의 가속도, 유체 이동에 의한 힘, 압력, 외부의 힘, 유체의 점성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나비어-스톡스 방정식은 대부분의 유체를 매우 정확하게 정의한다고 알려져 있다.

원래 나비어-스톡스 방정식은 연속 공간에서 정의되어 있고, 이를 컴퓨터에서 계산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이다. 크게 두 가지의 계산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며, 각각 격자 기반 기법(grid-based method), 입자 기반 기법(particle-based method)으로 불린다.

격자 기반 기법은 공간을 균일한 격자로 나누고 각 격자점에서 유체의 특성을 계산하는 기법으로, 부드러운 수면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입자 기반 기법은 유체를 서로 힘을 주고 받는 다수의 입자로 표현하고 입자의 움직임을 추적함으로써 유체의 최종 모양을 얻는 기법으로 격한 움직임을 계산하는 데 장점을 갖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의 연구 목표는 물보라, 물체와 물의 상호 작용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후자에 기반하여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입자 기반 유체 시뮬레이션에도 여러 가지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것은 SPH (Smoothed Particle Hydrodynamics) 기법이다. 이는 유체에 포함된 무수한 분자들이 구성하는 부드럽고 연속적인 공간을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수의 입자만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방법이다. 원래 SPH는 별들의 움직임을 모사하기 위해 천문학 분야에서 제안된 방법으로서, 물이나 불과 같은 유체의 양상이 수많은 별과 유사한 방식으로 기술될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유체에서 생성되는 기포는 유체 장면의 사실성을 더욱 높이는 요소이다. 액체에 형성되는 기포는 크게 세 가지, 즉 외부에서의 공기 주입으로 인한 기포, 액체가 끓으면서 생기는 기포, 그리고 탄산과 같은 기체가 용해되어 있는 액체에서 발생하는 기포로 구분된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세 번째 경우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물 속에 용해되어 있던 탄산은 압력이 낮아질 경우 컵 속의 작은 흠집 부위에서 작은 기포로 자라나며, 주변에 녹아있는 탄산을 흡수하여 점점 커져서 일정 크기가 되면 떠오르게 된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기포 생성 과정과 기포 사이의 상호작용, 기포와 액체의 상호 작용 등을 표현하기 위해서 고급 아티스트의 장시간 작업이 필요했지만, 이 작용의 물리적 과정을 성공적으로 모사함으로써 콘텐트의 품질 향상과 제작 시간 단축에 크게 기여하였다.

유체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부가적으로 얻은 중요한 성과로 분야를 넘나드는 학제적 연구 분위기를 정립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컴퓨터 그래픽스, 그 중에서도 유체 시뮬레이션 분야에서는 전산학, 수학, 물리학, 기계공학,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배경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연구를 진행한다. 이러한 체계는 일 자체의 진행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같은 분야의 사람들끼리만 모여 있을 때는 얻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또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유체 시뮬레이션 연구는 호주의 국책연구소 CSIRO (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zation)와 공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다양한 문화 교류의 기회가 되고 있기도 하다.

컴퓨터 그래픽스의 궁극적인 목표 중의 하나는 실제와 구분할 수 없는 가상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유체 시뮬레이션 분야는 이 목표의 선두에 서 있으며 앞으로도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볼 때, 몇 년 후에는 100개 이상의 코어를 장착한 CPU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뮬레이션의 급속한 고속화, 고품질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콘텐트 제작 시스템 역시 아티스트와 3D 디자이너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차츰 컴퓨터 그래픽스 과학자와의 협업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등, 유체 시뮬레이션 연구의 미래는 매우 밝아 보인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