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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삶의 진정한 의미를 말해주는 소설

'나마스테'

● 도서명 : 나마스테



●작가명 : 박범신



●출판사 : 한겨레신문사12월의 알싸한 공기 속에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묘한 기운이 스며있다. 가는 해와 오는 해의 그 중간 바르도의 시간의 틈 바구니에 서서 인생 사는 게 몹시 허허롭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린 비닐 봉지 속에서 울부짖는 한 점 바람 같다고 여겨질 때, 문득 가슴이 따뜻한 사람 하나 만나 오래 묵혀둔 얘기라도 툭 던져 보고 싶어진다.

가슴에 언제나 따뜻한 난로 하나를 품고 사는 작가 박범신. 그라면 히말라야 산의 만년빙하의 일부를 인간에 대한 뜨거운 애정의 불씨로 녹여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는 따뜻한 영혼을 지닌 사람이다. 지난 2005년에 작가는 한국 사회의 외국인 노동자의 현실을 소재로 다룬 소설 ‘나마스테’를 세상에 내 놓았다. 이 소설에서 그는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하는지, 인간이 인간을 만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답한다.

‘나마스테’.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인사를 전한다는 뜻을 가진 네팔의 인사말. 주인공 네팔 청년 카밀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이 아름다운 인사말을 전한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법에 의해 부당하게 해고되어 쫓겨날 위기에 처한 수 많은 소외된 제3국가의 외국인 노동자의 삶이 묻어난다. 작가는 타자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감춰지거나 드러난 치부를 날카롭게 들추어내며 설익은 경제부국에 대한 환상이 지닌 알량한 허영심과 속 빈 자존심을 거침없이 비판한다. 타인에 대한 관용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들의 소시민적 삶의 배타성이 결국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타문화와의 접촉에서 우리가 얻은 역사의 상처를 카밀의 맑은 영혼으로 치유하고 있다. 카밀이 만난 한국 여인 신우는 92년 LA 흑인폭동 중에 오빠를 잃고서야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흑인에 대한 백인들의 방패막이 정도의 존재라는 걸 절감하고 오열한다. 그 암울한 악몽에서 받은 그녀의 상처는 우리 사회가 그토록 배격했던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 카밀에 의해 비로소 치유 받고 아물어간다.

인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말해주는 박범신의 소설 ‘나마스테’를 읽으며 이 겨울, 영혼에 깊은 나이테 하나 새기길 바라는 마음이다. 얼마 전 문학의 이해 시간에 애송시를 게시판에 올리는 과제를 냈을 때 한 학생이 올린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를 여기 옮겨본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