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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1만원의 가치

날씨가 추워지자 노숙자, 소년소녀 가장과 같은 불우이웃들이 여느 때보다도 생각만(?) 나는 요즘이다.

여기서 어려운 질문을 하나 해볼까 한다. 그대는 길에서 추위에 떨며 앉아있는 할아버지에게 선뜻 돈 1만원을 내어줄 수 있는가? ‘그렇다’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단돈 1만원이라는 것은 눈앞에 보이는 어려운 사람에게 선뜻 건네주기 어려운 단위이기도 하지만 정작 일상생활에서 돈을 쓰다보면 1만원이라는 돈을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느끼기도 한다.

며칠 전 하루에 5천원, 즉 1/2만원을 벌기 위해 일흔을 훨씬 넘긴 할아버지가 리어카를 끌며 하루 종일 폐품을 주우러 다닌다는 보도 자료를 접한 적이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학생인 우리들이 별다른 일 없이 하루에 소비하는 돈은 대략 1만원 정도이다. 아침·저녁 교통비에 점심과 저녁을 먹고 강의 중간에 음료수라도 한 잔 먹는다손 치면 어느새 우리 지갑에는 돈 1만원이 사라져있다.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돈은 단지 물질적으로 나가는 것뿐만이 아니다. 평균적으로 약 3백만원 가량의 등록금을 내고 18학점을 신청하여 15주간 강의를 듣는다 가정하면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졸면서 보내고 있는 강의 한 시간이 대략 1~2만원의 가치를 가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것만 있을까? 도서관 연체료, 이용하지 않는 휴대폰 부가서비스, 은행수수료 등 사소한 무관심의 대가로 흘러나가는 돈들도 적지 않다.

내가 아무런 생각 없이 보내고 있는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간절히 소망하던 오늘이기도 한 것처럼 단돈 1만원은 누구에게는 하루 종일 추위에 떨며 일해도 벌수 없는 돈이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아무 생각 없이 흘러나가는 용돈에 불과하기도 하다. 단지 지금 주머니에 있는 푸른색 종이돈을 아끼자는 말이 아니다. 그 안에 어떤 의미를 담아 쓰고 있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