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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워싱,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기업의 또 다른 마케팅, 그린워싱
친환경적 모습 포장하는 위장 환경주의, 실제론 환경에 악영향 끼치기도

 

그린워싱(Greenwashing)은 기업이 실제로는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제품을 생산, 판매하면서도 교묘하게 이를 속이거나 논점을 흐리는 방법으로 자신을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포장하는 ‘가짜 환경주의’ 또는 ‘위장 환경주의’를 의미한다. 그린마케팅, 친환경경영, 공정무역, 에코라벨링 등 그럴듯한 모습으로 자신들을 포장하지만 실제론 환경에 전혀 도움이 안되거나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다.

 

● 세계 각국에서 자행되는 그린워싱

캐나다의 친환경 컨설팅 기업인 테라초이스(Terra Choice)는 2010년 그린워싱의 7가지 유형(Seven Sins of Greenwashing)을 제시했다. 즉, 기업들이 친환경적인 특정 속성만 강조해 다른 속성의 영향력을 감추는 위장술(Hidden Trade-Off), 충분한 근거 없이 친환경이라고 주장하는 행위(No Proof), 광범위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애매모호한 용어를 사용하는 행위(Vagueness), 내용물은 친환경과 무관한데 용기가 재활용된다는 이유만으로 친환경 제품임을 주장하는 행위(Irrelevance), 전체적으로 환경적이지 않지만 다른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환경적이라고 주장하는 눈속임(Lesser of Two Evils), 거짓말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광고하기(Fibbing), 부적절한 인증라벨 사용하기(Worshiping False Labels) 등을 통해 그린워싱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기업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이미지나 평판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더군다나 자신들이 매우 윤리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을 내세우기 위해 가짜 친환경주의를 내세우기 때문에 기업의 또 다른 마케팅 구호에 불과하다.

 

그린워싱은 식품, 화장품, 침구, 가구 등 다양한 상품 영역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최근에는 패션영역에서의 그린워싱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례로 동물복지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을 틈타 합성피혁 등의 인조가죽을 ‘비건 레더’, ‘에코 레더’ 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PU(폴리우레탄)나 PVC(염화비닐수지)로 제작된 인조가죽을 비건 레더(비건 가죽)라고 표시하는 것은 동물 가죽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견 맞는 표시라고 할 수 있지만 합성피혁은 친환경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에코 레더라고 표현하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는 것이다. 또 H&M이나 ZARA와 같은 패스트패션(fast-fashion) 업체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패스트패션은 옷이 만들어질 때 낭비되는 자원과 환경오염 물질의 발생, 그리고 신상품에 밀려 버려지는 의류의 처리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환경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H&M이 출시한 ‘의식있는 컬렉션(conscious collection)’과 ASOS의 ‘책임있는 제품(responsible edit)’도 대표적인 그린워싱 사례로 꼽힌다. 글로벌 친환경 캠페인 기구 ‘체인징 마켓 파운데이션(Changing Market Foundation, CMF)’에 따르면 ASOS의 ‘책임있는 제품’은 나일론 54%와 폴리에스테르 46%가 혼합되어 있어 재활용할 수 없고, H&M의 ‘의식있는 컬렉션’의 경우 72%가 합성성분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동차 영역에서는 몇 년 전 불거진 폭스바겐(VW)사의 디젤게이트가 전형적인 그린워싱 사례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연루된 이 사기스캔들은 겉으로는 클린디젤을 내세우면서 배출가스량을 축소 조작해온 사실이 2015년 발각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것이다.

 

Apple이 2020년 출시한 iPhone12 시리즈부터 충전기와 유선이어폰 제공을 중단했는데, 겉으로는 쓰레기를 줄이고 제품 배송 포장의 무게 및 부피가 감소해 탄소배출 저감효과를 내세웠지만 실상은 자사의 무선이어폰인 에어팟의 매출을 늘리고 충전기 및 유선이어폰의 제조 및 운송 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던 것이다.

2021년 9월 28일, 스타벅스는 50주년을 기념해 음료 구매 시 일회용 컵 대신 리유저블(다회용) 컵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실제로 여러 번 사용하기 힘든 PP(폴리프로필렌)소재로 만들어 환경보호에 별 도움도 안 되는 제품을 1인당 20개씩 구매할 수 있는 판촉 행사를 진행해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보여주기식 친환경 굿즈로 기업 이미지만 좋게 하려는  가짜 환경주의 ‘그린워싱(Greenwashing)’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 국내에서의 그린워싱은 어떠한가

국내에서도 많은 그린워싱 사례가 있다. 2021년 5월, CJ대한통운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천 노력이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아 UN 우수사례 국제 친환경 인증제 ‘GRP(Guidelines for Reducing Plastic Waste & Sustainable Ocean and Climate Action Acceleration)’에서 물류기업 최초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나중에 친환경 인증을 해준 UN SDGs협회가 서울에 사무실을 둔 비정부기구(NGO)에 불과하며 유엔 산하 기구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또 국내 정유업계 1위사인 SK이노베이션이 2022년 3월, 친환경 사업을 위해 파트너사인 미국 옥시덴털사로부터 20만 배럴의 넷제로(탄소배출 제로화) 원유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지만, 해당 원유의 연간 정제량이 고작 0.6% 수준에 그쳐 그린워싱 의혹을 받았다. 또 SK에너지가 2021년 11월부터 판매에 나선 탄소중립 석유를 둘러싼 홍보에서 판매량만큼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넷제로’로 만든다”라는 사실을 알린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전문가들은 배출권 구매나 시추·생산 과정에서의 탄소배출 저감이 실제 탄소중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명백한 근거 데이터가 제시되지 않았기에 애매모호한 주장으로 소비자를 호도하는 그린워싱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세계적으로 반기업(anti-business)정서가 가장 강한 한국의 소비자들은 대기업들의 사회적 기부나 자선활동에 대해 한편으로는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대기업 오너 일가가 좀 더 많은 부(富)를 축적하기 위해 벌이는 ‘쇼’ 정도로 받아들인다. 특히 삼성과 같은 재벌들에 대해서는 불법적 경영권 승계나 비윤리적 기업활동을 무마하기 위해 거금의 기부나 국가적 이벤트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정서가 강해서 징벌적 세금부과나 매우 높은 수준의 상속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사실에 동조하고 있다.

 

● 이제는 기업이 자각해야

기업의 다양한 사회책임활동(CSR)에 대해서도 기업의 시민정신의 발현이라고 이해하는 대신에 국민의 소비를 바탕으로 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만큼 기업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나 책임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업의 대·내외적 위상은 기업이 얼마나 최고 수준의 혁신적 제품을 생산, 판매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다양한 사회적 문제해결에 기업이 얼마나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나서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나아가 기업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속에서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경험하면서 윤리적 경영을 기업의 핵심 경영원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오늘날 자본시장과 한 국가의 성패를 좌우할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는 기업 활동에 친환경(E), 사회적 책임 경영(S), 지배구조 개선(G)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영국 공정거래위원회(Competition Markets Authority, CMA)는 2022년부터 패션계에 만연한 그린워싱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타당하지 않은 문구 등은 삭제하거나 수정하도록 하였으며 심한 경우 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친환경’,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더 나은’ 등의 문구를 타당한 증거 없이 기재하거나, 섬유의 몇 퍼센트가 유기농인지, 나머지 구성성분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오가닉 코튼 청바지‘와 같이 모호하게 기재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경우에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소관 법령인 ‘환경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에서 최근 발생하고 있는 그린워싱 사례들을 반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그린워싱인지 아닌지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기업이 친환경적 접근이 미래 사회에 있어서 선택이 아닌 필수적 요건이며, 기업과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임을 자각해야 한다.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계명대신문사로부터 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대학 방송국 활동을 하던 시절이 떠올라 잠깐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대학생에게 권하는 한 권을 고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여러분과 같은 대학생일 때 제가 제일 좋아했던 소설은 틀림없이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어느새 나는 프랑스 벨빌 거리 어느 골목,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7층 계단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살찌고 병이 든 로자 아줌마에게는 힘이 부치는 계단입니다. 모모는 그녀가 자기를 돌봐주는 대신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그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주는 줄 알았기에 밤새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빅토르 위고를 좋아하는 하멜 할아버지는 길에서 양탄자를 팝니다.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말하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입니다.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로자 아줌마는 모든 위조 서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몇 대 째 순수 독일인이라는 증명서도 있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한밤중에 겁에 질려 지하실로 숨어 들어가기도 합니다. 로자 아줌마의 병이 깊어갈수록 모모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