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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추천해주세요]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우리 생활을 파고든 작년 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막연함으로 시간을 보내던 중에 우연히 한 권의 책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평소에는 잊고 지내지만 심각한 문제에 부딪치면 스스로가 완벽하지 못한 부족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위축되기도 하고 겸손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인간의 불완전함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진화해 온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인류의 특성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개리 마커스는 뉴욕대 심리학과 교수로 뇌와 인지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을 의미한다. 그렇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는 누구나 우연히, 임기응변으로 대처한 해결책이 의외로 좋은 결과를 나은 경험을 한두 번쯤은 가지고 있다. 점심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처음 들어간 식당에서 맛있고 푸짐한 점심을 만났던 기억. 길을 잃어 우연히 도착한 곳에서 만난 아름다운 풍경. 이렇게 인간도 클루지처럼 진화의 과정에서 서툴게 짜 맞추어진 존재이기에 항상 불안정한 심리와 완벽하지 못한 판단을 하지만 우연한 선택과 판단으로 뜻밖의 결과를 만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과 판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며 이러한 순간의 선택과 판단이 쌓여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의사결정은 매우 신중하게 숙고해야 하며 최선의 선택과 판단이 되도록 노력하는 태도를 배워 왔다. 하지만 실제 의사결정의 결과를 보면 판단에 관여하는 우리 내부의 정신 영역이 이를 방해하여 적절하지 못한 판단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인간 심리의 불완전성을 기억, 신념, 결정, 언어, 행복 등에서 나타나는 비효율성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쉬운 듯 보이면서도 전문적인 분석과 관점을 이야기하고 우리에게 의사결정의 새로운 방향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인류의 초기 기억은 새로운 시도가 죽음과 이어지는 불안 내지 공포였기에 지금껏 인류에게는 DNA에 새겨진 초기의 기억이 새로운 선택과 판단을 방해하고 주저하게 만든다. 그렇게 때문에 이 책에서는 우리가 불완전하고 부족한 면이 있지만 자신의 단점을 알고 과감하고 자신있게 선택하고 판단하여 새로운 시도를 해보라고 말한다. 지금껏 코로나로 잠시 멈춰섰다면 이제부터는 이러한 시대 변화를 리드하며 세계를 무대로 나아가는 용기있는 선택이 필요한 시간인 것이다.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모든 존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에게,  ‘어머니와 나’ 오늘도 밥은 제때 먹었는지, 수업에서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했는지 물으시는 아빠께 툴툴거렸다. 당신 딸의 나이가 별로 실감나지 않으시는 눈치다. 사실, 저 안에 담긴 아빠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 놓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나 같은 학생들이 많으리라. 이 책은 어느 이름 모를 여사님의 일상 목소리를 기록한 것이다. 대화의 상대이자, 책의 저자인 김성우는 바로 그녀의 아들. 70대 초반쯤 되셨을 법한 여사님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거창한 시대적 사건부터 천 원에 산 감자 이야기까지-에 대한 단상들을 꾸밈없는 잔잔한 언어로 들려준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다 보면 모든 이야기가 편편이 분절된 것이 아닌, 세월만큼 깊어진 그녀의 너그러운 지혜로 꿰어졌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한 여인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구술사이자 그녀의 에세이요,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철학서인 것이다. 문학과 철학의 언어는 때로 우리에게 추상적으로 다가온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는 별 관련 없는, 재주 많은 이들의 영역인양 느껴지기도 한다. 리터러시 연구자로서 문자 자체에 대한 이해력을 넘어 삶이 스며있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해 온 저자는 “나의 어머니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