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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을 정의하는 법 ②] ‘다름’을 인정하고 ‘생존권’이 보장되는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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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차별금지법 제정연대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지역사회의 혐오·차별 해소 위해 2017년 조직

장애인·여성·이주민·HIV감염인·청소년·성소수자 등

각 분야 인권시민단체 40여 곳이 공동으로 참여

“서명운동 중 시민들의 응원 기억에 남아”

 

학내 성소수자 A씨

성정체성은 스스로의 의지로 결정되지 않아

편견과 오해로 인해 ‘투명인간’처럼 살아

차별금지법이 모든 문제 해결해주지 않겠지만

‘생존권’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

 

 

●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뭉친 시민들

<계명대신문>은 대한민국의 차별 실태를 알아보고 차별금지법의 도입 필요성을 살펴보고자 지난 10월 차별금지법 기획 2부작 ‘평등을 정의하는 법’의 연재를 시작했다. 짧은 기획을 끝맺는 마지막 순서는 지역사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들과 학내에 존재하는 사회적 소수자를 만나 그들에게 차별금지법이란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하 대경차제연)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지역사회의 혐오·차별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고자 장애인·여성·이주민·HIV 감염인·청소년·성소수자 등 각 분야 40여 개 인권단체가 모인 연대체로 지난 2017년 12월 출범했다. 대경차제연은 대구·경북 지역의 혐오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캠페인 및 강연 사업을 진행하는 등 차별금지법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계명대신문〉은 지난 12월 3일 대경차제연 서창호 집행위원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지역사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혐오나 차별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비교적 최근까지는 여성, 청소년, 장애인 혹은 성소수자 등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 이들이 각자에 사안에 흩어져 개별적으로 행동해왔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혐오·차별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각 단체가 이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에 공감하여 차별금지법 제정과 지역사회의 혐오·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역 시민단체가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Q.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의 섞여 있다. 이를테면 최근 대구광역시 인권조례를 제정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혐오세력이 합세해 인권조례 제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또 바로 얼마전에는 달서구 청소년노동인권조례가 부결되기도 했다. ‘인권’이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력이 거세게 반대하는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반응이 있는 반면, 대부분의 시민들의 여론은 또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다. 다른 지역은 이제 겨우 2~3회 정도 진행된 퀴어축제가 대구에서는 올해까지만 무려 13년 동안 열렸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이처럼 소수자 인권을 위한 지역적 기반은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본다. 생각건대, 인권 문제에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과대대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 지역 시민들은 소수자에 대한 반감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구라서 안 된다’라든지 ‘대구니까 인권 문제에 반대한다’는 식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Q.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사실 사회적 소수자들 사이에서도 격차가 있는 편이다. 이를테면 장애인단체는 장애인 복지를 위한 예산 편성을 요구했을 때 공감을 얻기도 하고, 정부에는 장애 현안을 전담하는 주무부처도 존재한다. 반면에 성소수자나 HIV 감염인들은 무언가를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소수자들을 대하는 시민들의 태도가 일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같은 소수자라 할지라도 각자가 처한 환경이 달라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대경차제연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같은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과정이 상호 간의 이해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 한편으로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를 응원해주신 시민들도 계셨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를 돕고 응원한 일들이 기억이 남는다.

 

Q. 우리 사회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 적이 있나

이선희 씨가 80년대 중반에 ‘J에게’라는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다. 당시엔 이 앨범에 이선희 씨의 주민등록번호부터 주소까지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가득했다. 과거엔 정보인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부족했던 탓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일 자체를 용납할 수 없을 만큼 정보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많이 성장했다. 이런 점에서 변화를 느끼곤 한다.

하지만 여전히 위기의식이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경계심이 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인권의 출발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데, 올해엔 코로나19 때문에 이런 것들이 힘들어진 탓에 인권감수성이 훼손될지도 모르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그래서 과거보다 진일보한 부분이 있지만 위기는 여전하다고 할 수 있겠다.

 

Q. 스스로에게 차별금지법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 세대는 어릴 적부터 ‘무엇이 틀린가’를 배워왔다. 옳고 그름이 확실히 구별되는 분야도 있지만 인권 분야에서조차 ‘틀리다’가 먼저 나오는 것은 큰 문제다. 차별금지법은 29가지 차별금지사유를 제시했는데, 이는 곧 우리 사회가 다양한 정체성을 두고 혐오와 차별을 해도 되는 이유를 만들어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차별금지법은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던 낡은 세계관을 해체하여 ‘틀림’을 ‘다름’으로 바꾸는 첫걸음이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초석이라고 생각한다.

 

 

 

차별금지법은 낡은 세계관을 해체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첫걸음

 

 

● 우리학교의 성소수자 A씨를 만나다

성소수자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 범성애자, 젠더퀴어, 트렌스젠더 등 성정체성 혹은 성적 지향 등에 있어 사회적인 소수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을 말한다. 한국에 존재하는 성소수자의 비율은 지금까지 제대로 조사된 바 없지만 해외에서는 인구의 3~7% 가량을 성소수자로 추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서는 좀처럼 성소수자를 만나기 힘들다. 정체성을 공개했을 경우 쏟아질 차별과 편견 어린 시선을 감당하기 어려운 탓에 스스로를 드러내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5년에 발표한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에 재학중인 성소수자(동성애자·양성애자·트렌스젠더) 628명 중 26.1%는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어디에나 있는 성소수자는 우리학교에도 존재한다. 〈계명대신문〉은 지난 12월 1일 우리학교에 재학중인 성소수자 A씨와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릴 때부터 여성의 정체성을 느껴온 A씨는 비교적 최근까지 유튜버로도 활동했다.

 

Q. 스스로의 정체성을 밝혔을 때 주변의 반응은?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성정체성이 스스로의 의지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가장 유력한 가설은 ‘호르몬샤워설’이라고 하는데, 태아 시기의 뇌가 안드로겐에 영향을 받는 정도에 따라 성정체성이 정해진다는 가설이에요. 이 가설에 의하면 저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여성의 정체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커밍아웃을 했을 때 반응이 두 가지로 나뉘었어요.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은 난리가 났던 반면에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커밍아웃을 했을 땐 크게 신경쓰지 않았죠. 뒤에서는 징그럽다는 이야기가 나온 모양인데 면전에 대고 하지는 않더라구요. “남일이니까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Q. 학내의 다른 성소수자들에 대해서 아는지

‘계네들’(계명대학교 성소수자 모임)이라는 비공식 성소수자 동아리에 가입했던 적이 있어요. 그 때 몇몇 회원분들이랑 같이 점심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이후에는 특별히 활동한 적이 없어서 지금도 동아리가 유지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밖에 성소수자의 현황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어요.

 

Q. 지역사회에서 성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투명인간. 이게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아요. 퀴어축제를 다룬 기사를 보면 항상 댓글에 “제발 안보이는 데 가서 그래라”, “내 주변에만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잖아요. 대체 ‘안 보이는 곳’은 어디인지, 주변에 없어야 한다면 대체 어디에 있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성소수자들은 어쨌든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말이죠.

트랜스젠더 친구 중 한 명은 트랜스젠더임을 숨기고 취직을 했어요. 그런데 직장에서 다른 직원들이 트랜스젠더에 대한 험담을 하는 장면을 본 거예요. 현장에서는 도무지 말이 안 나와서 그냥 맞장구를 쳐버렸다는데, 가슴 한켠이 너무 답답하고 울컥했다며 저한테 연락이 왔어요. 저도 직장생활을 한다면 그 친구처럼 되겠죠. 어디에나 존재하는데 없어야만 하는 투명인간이요.

성소수자로서의 고충을 이야기하자면, 하나만 꼽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는 ‘숨기고 살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밖에 개인적으로는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을 매번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어요. 저는 예전부터 커밍아웃을 해왔는데, 그때마다 제게 “수술도 안했는데 왜 트랜스젠더냐”, “화장실은 어떻게 가냐” 이런 질문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다른 질문들도 끝이 없구요. 최근에는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성정체성이라는 개념이 허상이라며 트랜스젠더는 존재 자체만으로 여성혐오라고 주장하는데, 예전에 그런 오해를 풀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이제는 너무 지치고 조용히 살고 싶어서 그냥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에요.

 

Q.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하나는 (성전환을 위한) 수술비를 벌고 싶어서였고, 다른 하나는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평범하고 조용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래서 유튜브 활동도 뜸해졌어요. 2015년에는 ‘30분 여장 메이크업’이라는 영상을 올렸는데 그때 조회수가 급격히 올라서 기억에 남아요. 그런데 앞으로는 그냥 취업을 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고 가능하다면 사업도 해보고 싶어요.

 

Q.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차별금지법에 큰 관심은 없어요. 이 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성소수자의 처지가 크게 바뀔 것 같지 않아서요. 내면의 혐오는 법이 생긴다고 저절로 사라지지도 않으니까요. 법으로 막을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고, 그마저도 다른 이유로 둘러댈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차별금지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성소수자라서, 트랜스젠더라서 사람들이 싫어하고 욕하는 것은 이겨내면 그만이지만,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서라도 차별금지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성소수자 모두에게 차별금지법은 생존권이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먹고는 살아야죠.





[사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학공부 올 2월 국내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증의 유행으로 인해 1학기에 임시방편으로 시작된 대학의 원격수업이 결국 2학기까지 이어져 곧 종강을 앞두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들이 초연결사회의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이미 도래하였으나 미처 그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던 대학교육이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인해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1학기 초기 원격수업의 기술적 시행착오가 많이 줄었고, 교수와 학생 모두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새로운 수업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가면서 원격수업의 장점과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원격수업 간의 질적 편차와 학생들의 학습(환경)격차, 소통 부족의 문제, 원격수업 인프라의 부족 문제 등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많은 전문가가 코로나19와 같은 유사한 팬데믹 쇼크 상황이 재발될 가능성이 있음을 예측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언택트, 비대면 생활양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New Normal)이 될 것이다. 이미 학생들은 소위 인강세대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데 익숙하며, 이들이 사회에 나가면 온라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