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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화유산] 대구시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

보본당과 반계수록

 
대구시 동구 둔산동에 위치한 옻골마을은 자연생태, 사회생태, 인문생태를 완벽하게 갖춘 곳이다. 경주최씨의 종가가 살고 있는 이곳의 마을숲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비보숲이다. 비보는 부족한 곳을 보완하는 신라 말 도선 풍수이자 중국과 다른 우리나라 풍수의 중요한 특징이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비어 있는 남쪽에 느티나무를 심어서 마을의 숲을 만든 것은 밖에서 들어오는 좋지 못한 기운과 홍수를 막기 위해서다. 3백 살의 느티나무가 모여 사는  마을숲은 아주 아름답다. 숲과 더불어 조성한 연못은 홍수를 막는 기능과 더불어 성리학자의 정신을 담고 있다. 성리학자들은 중국 북송시대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에 따라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은 연꽃을 닮기 연못에 심었다.  
 
마을숲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는 두 그루의 회화나무는 성리학의 상징나무다. 회화나무는 학자수라 부른다. 중국 주나라 때 삼공이 천자를 만날 때 이 나무 아래에서 기다렸고, 선비의 무덤에 이 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옻골처럼 조선의 성리학자와 관련한 공간에는 거의 예외 없이 회화나무를 만날 수 있다. 
 
회화나무를 지나 아름다운 토석담을 즐기면서 걷다보면 마을의 끝자락에 위치한 백불고택과 마주한다. 이곳은 백불암 최흥원(1705-1786)이 거처한 경주최씨의 종택이다. 종택 동편에는 보본당이라는 사당이 자리 잡고 있다. 최흥원은 1770년 영조의 명을 받아 보본당 서쪽 방에 교정청을 만들어 유형원의 「반계수록」을 교정했다. 유형원은 우리나라 실학의 비조로 불리는 인물이다. 유형원은 전라북도 부안군 우반동에 반계서당을 세워 22년에 걸쳐 「반계수록」을 완성했다. 그는 부안으로 가기 전에 병자호란으로 조부모와 어머니를 모시고 강원도 원주로 피난 가서 10여 년 동안 보냈다. 그래서 원주에도 반계리가 있고, 그곳에는 천연기념물 은행나무가 살고 있다.  

 
현재 보본당 뒤편의 사당 앞 담장 사이에는 향나무가, 보본당 앞 마당에는 배롱나무가 살고 있다. 향나무는 공자의 정신을 상징하는 것이고, 배롱나무는 후손들의 조상에 대한 일편단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