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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위한다던 단통법, 통신사만 배불렸다

통신사와 제조사의 보조금 지급 전반의 투명성 확립 절실

●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은 이동통신 단말기 구매에 있어 공정한 유통체계를 확립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편익 증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신설된 법안이다. 법안 제정의 주요 원인으로는 이동통신시장에서 과도한 단말기보조금을 통한 출혈경쟁이 야기되었고, 그 과정에서 일부 소비자에게만 저렴한 가격으로 단말기가 공급되었다. 즉 나머지 대다수의 소비자는 높은 가격의 단말기구매를 강제시킴에 따라 사회전체적인 편익이 감소하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런 피해를 방지하고자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소비자가 현명한 제품을 선택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게끔 유도하고자 관련 법안을 만들게 되었다.

● 단통법, 핵심은 무엇인가?
단통법의 핵심은 바로 단말기보조금을 공시하여 소비자에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다. 그래서 초기 단통법은 통신사와 단말기제조사 양측에서 제공하는 보조금을 모두 공개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단말기제조사는 통신사와 단말기 공급에 대한 계약을 진행하면서 단말기 보급 확대를 목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통신사는 단말기를 서비스와 결합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한다. 즉 보조금은 단말기제조사와 통신사가 단말기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지급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제조사 측이 영업비밀의 문제를 들어 극렬하게 반대함에 따라 결국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보조금만 공개하는 형태로 축소되었다.

단말기보조금 공개 및 출혈경쟁을 방지한다는 측면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정책이긴 하지만, 보조금에 대한 상한제를 설정함에 따라 통신사업자간 경쟁을 완화시키고 그로 인해 더욱 시장의 과점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실제로 보조금 상한제에 대해서 찬성하는 쪽은 이동통신시장의 출혈경쟁 제한 가능성, 통신요금인하 및 설비투자 여력 확보 차원에서 접근하며, 반대하는 쪽은 모든 소비자가 상한제 가격보다 높은 가격의 단말기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문제로 접근했다. 법안시행 이전부터 이런 문제들이 충돌하는 이유로 정부는 과거 단말기보조금 일몰법을 적용하여 법안을 마련하였으며, 2017년 10월 1일자로 단말기보조금 상한제를 폐지하거나 혹은 그 성과가 좋을 경우 유지하거나의 형태를 결정했다. 결국 2017년 10월 1일부로 상한제는 폐지되었고 그 밖에 단통법의 단서조항 들은 남아있는 기이한 형태의 법안으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단통법의 문제는 무엇일까?

● 무엇이 문제였나?
구조적 측면에서 이동통신시장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0%, 즉 10명중 9명이 이용하는 상황으로 시장 자체가 성숙기로 접어들었으며 시장매력도는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통신사들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자사 이용자들을 약정이라는 이름으로 유지 또는 타 통신사의 소비자를 유치하는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보조금을 자사 이용자를 유지하는 것보다 타 통신사의 이용자를 유치하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즉, 보조금을 통해 이용자를 유치할 때 약정을 도입하므로 유지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법률적 측면에서 단말기 보조금 분리 공시제 자체가 반쪽짜리로 전락함에 따라 통신사나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단말기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사라졌다. 통신사는 보조금 상한제를 통해 최대 27만원 수준으로 보조금을 제한하는 이점이 생겼고 제조사는 통신사와의 기기제공에 대한 협상에서 큰 변화가 없으므로 단말기 공급가격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더 높은 공급가격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이점이 생겼다. 핵심적인 단말기 보조금 분리공시제가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그밖에 공시의무제, 선택약정요금할인, 지원금 차별 금지 등은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소비자 측면에서 2017년 10월까지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은 하락하고 있으나 단말기 할부금의 비중은 증가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유추해석해보면 소비자는 이용요금이 낮은 것을 선택하고 단말기를 고가에 구매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만 애초 단통법을 통해 단말기 가격을 적정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가정은 깨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용요금이 낮아진 배경에는 알뜰폰이나 선택약정할인에 있다는 견해가 다수로써 긍정적이나 단말기가격이 통신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즉 단통법으로 인해 단말기 구매가격이나 통신비가 인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업자 측면에서 통신사업자는 법률 시행 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제조사는 글로벌 판매량이 급감하는 기간임에도 영업이익을 유지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통신사업자의 영업이익은 2014년 1조 6천억 원에서 2016년 3조 6천억 원으로 갑절이상 증가했다. 결국 판매량은 낮아지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형태로 변화됨에 따라, 국내시장에서 고가의 단말기가 소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적어졌고 그만큼 강요당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할 수 있다.

●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되어야 하나
2017년 10월 1일부로 단통법의 핵심인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는 폐지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한제 폐지가 당장에 높은 보조금 혜택으로 이어지는데 무리가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한제 이외에 이를 보완하는 제도의 존재, 시장구조의 고착화 등의 이유로 사업자들이 보조금을 높게 지급할 수 없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가 효율적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제조사를 포함한 통신사들의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보조금 지급체제 확립이 필요하고, 단말기 자급제 이용 시 혜택을 줌으로써 통신사와 제조사 간의 밀실협약을 없애는 구조적인 개선이 뒷받침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 통신사는 서비스가격 하락을 위해 선택약정요금, 알뜰폰 제공 등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바 단말기 가격을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 할 필요가 있다. 즉 단말기유통구조개선의 근간은 통신요금 인하 목적이 아니라, 단말기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합리적인 수요와 공급이 발생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