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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2016)

- 불평등에 억압받는 모든 ‘을’에게

영국의 거장 켄로치 감독의 역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명작을 접할 기회가 왔다. 올해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소개된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는 이른바,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에서 소외된 범세계적인 “을”의 세계를 눈물겹게 그려낸 아름다운 영화임에 틀림없다. 이 영화는 놓치면 안되는 영화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작금에 대한민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말로 형언하기조차 민망한 엄중한 시국사태의 한 가운데에는 가진 자들의 전횡과 탐욕이 그 핵심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99%들에게 호소한다. 인간의 따뜻한 심장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더 이상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말자고.

영화는 어느 날 갑작스런 심장에 이상이 생긴 목수 다니엘이 자신의 오랜 일을 중단하면서 휴직 보상을 받기 위한 눈물겨운 고군분투의 과정 가운데에서 영국사회를 관통하는 불평등의 심화를 정면으로 고발하는 서사의 외피를 두르고 있다. 그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덕목, 즉 더불어 사는 삶이 자신의 일상이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녀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지표이고 자세라는 것을 삶으로 경험한 사람이다. 그는 눈앞에 어려운 일을 겪는 사람을 자신이 도울 수 있는 힘껏 돕고자 하는 등 메마른 영국사회에 단비와도 같은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사람으로 묘사된다.

이 영화의 핵심은 전 세계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된 ‘불평등’이며, 그 불평등이 가중시키는 시스템을 정면으로 고발한다. 급기야 다니엘의 숙련된 솜씨를 높게 산 한 고용주가 다니엘에게 일자리를 주려고 전화할 때, 다니엘은 난처해한다. 자신은 아직 일을 하면 안 되는 건강상태임에도 휴직 보상을 받으려면 계속해서 구직 활동 기록이 있어야 하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그 고용주에게 거짓으로 구직 명함을 건네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가장 형편없는 사회로부터의 대접을 감수하면서라도 삶을 그런대로 살아내려는 사람들을 점점 절벽으로 내모는 사회 시스템은 가히 폭력적이며 조직적이고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지녔다. 이 파괴력은 비인간화의 정점으로 향해가는 현대문명의 신자유주의 체제를 정면으로 고발하고 있다. 심장에 이상이 생긴 다니엘은 단순히 물리적인 질병으로만 암시되는 것이 아닌, 이 지독한 비인간적인, 다시말해 심장 없이 살아가려는 좀비사회에서 끝끝내 인간으로 남으려하는 자의 약하게 박동하는 심장을 상징한다. 비인간화의 한 정점에는 이렇듯 따뜻한 심장을 지닌 다니엘과 같은 사람은 심장에 이상이 생겨 쓰러지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란 말인가. 정녕 이러한 사회를 우리는 문명이라고 볼 수 있다는 말인가.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