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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함께 재조명해보는 계명의 상징

새 엠블렘 제작, 교화 · 교석 지정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다


우리학교는 지난 9월 1일 선포식을 열어 학교 역사를 창립 115주년으로 선포했다. 우리학교의 시작은 대구 제중원이며 선교사들이 처음 초가를 단장해 문을 열고 의술을 베풀기 시작한 1899년을 학교 역사의 출발로 선포한다는 뜻이다.

학교 역사가 새롭게 발돋움함에 따라 UI, 교화, 교석 등의 상징들도 변화를 보였다. 115주년을 기념한 새로운 엠블렘을 제작했을 뿐만 아니라 교표의 문구를 한문에서 한글로 바꾸고, 교화로 이팝나무 꽃, 교석으로 청금석을 지정했다.

역사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함에 따라 우리학교를 나타내고 밝혀주는 상징물도 함께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 교석

교석으로 지정된 청금석

교육이념인 ‘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나라’ 지향

우리학교의 교석으로 지정된 청금석(라피스 라줄리: LAPIS LAZULI)은 신석기 시대부터 인류의 역사를 통해 사랑받아 온 준보석으로 파란색이 섞인 신비로운 문양의 성스러운 돌로 간주되었다. 청금석은 갈대아 우르 지역의 고분에서 출토된 적이 있고, ‘길가메시 서사시’에 언급되기도 했으며, 이집트 투탄카문의 황금마스트에 사용되었고, 하나님의 계명이 새겨진 모세의 석판 원석으로도 알려져 있다.

청금석의 푸른색은 우리학교의 교색이며, 우리학교의 교육이념인 ‘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나라’를 지향한다.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세상을 향해 진리의 빛을 열고자 하는 우리학교가 이 청금석을 교석으로 삼고자 하는 것은 ‘천국의 보석’인 청금석 같이 계명인들로 하여금 지혜의 푸른색을 띄게 하기 위함이다.

청금석이 가진 의미가 단순히 기독교적인 의미만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청금석은 인간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준다고 하며 예술가들에게는 신령스런 영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또한 인간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여 정신적 의지를 불태우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교석인 청금석에 대해 백순현(산업디자인) 대외협력처장은 “청금석은 종교적 의미도 큰 돌이지만 학문의 길을 걷는 우리들에겐 보다 더 뜻 깊은 돌이다”고 말했다.
● 교목

꾸준하게 계명을 지켜온 교목, 은행나무

어떠한 시련에도 견디며 살아있는 계명의 창립이념과 상통

우리학교의 교목으로 지정되어있는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리며 현재 지구상에 살아있는 가장 오래 된 식물 중 하나로, 유일하게 방계 후손목이 없는 단일 수종의 나무다. 은행은 ‘은빛 살구’를 의미하며, 압각수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강한 생명력을 갖고 유일성과 유구성을 함께 지니며 올곧은 선비의 기상을 가진 은행나무를 우리학교 교목으로 삼은 것은 우리학교가 빛을 여는 전당으로서 그 존재의 영원함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또, 시련과 악조건에서도 견디고 영구히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것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하여 창립된 우리학교의 창립이념 및 영속성과 상통한다.

은행나무는 기독교 정신 뿐만 아니라 유교와 불교 등 여러 종교들을 아우를 정도로 널리 인정받은 나무다. 조선시대 읍 단위마다 설치되어 있었던 향교에는 예외 없이 은행나무가 심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은행나무가 단순한 나무가 아닌 한국 고유의 정신문화를 담고 있는 중요한 문화재라는 점을 증명한다.

우리학교 캠퍼스 내에는 약 5백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있으며, 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는 대명캠 본관 화단에 위치한 나무로, 100살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교화

교화로 지정된 이팝나무 꽃

만개하는 흰 꽃처럼 아름답고 청결하며 정직하라는 의미

올해 우리학교의 교화로 지정된 이팝나무 꽃은 쌀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예부터 그 해 쌀농사의 흉년과 풍년을 예감하는 나무로 잘 알려져 왔다. 옛 조상들은 농사 시작 전 이팝나무 앞에서 기원을 드렸는데, 이팝나무 꽃으로 그 해 농사를 점지해 준다는 민간신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팝나무 꽃이 만발하면 농사가 풍년이고, 듬성듬성 나면 가뭄이 들고, 적게 피면 흉년이 든다고 믿어왔다. 또한, 이팝나무라는 명칭은 꽃 피는 시기가 입하(立夏) 무렵이므로 ‘입하’ ‘이팝’이 되었다고도 한다. 이팝나무는 꽃향기가 진하고 향기로워서 멀리까지 퍼지고, 꽃모양이 풍성하고 수가 많기 때문에 관상화로서 인기가 많다.

우리학교가 이팝나무 꽃을 교화로 삼은 것은 계명동산의 모든 계명인들로 하여금 봄날에 만개하는 이팝나무 흰 꽃처럼 아름답고 청결, 정직하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나무에 활짝 핀 흰 꽃은 정결함과 아울러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의미의 상징성이 있어 우리학교의 창립목적에 비추어 볼 때 하나님의 구원과 사랑, 선교의 뜻에 부합하므로 교화로 지정했다. 학교 내에는 약 40여 그루가 심겨 있으며, 성서캠 본관 진입로 정원의 큰 이팝나무는 1995년 본관 신축공사 때 심은 것으로 현재 약 100살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 TABULA RASA

계명의 초상화, TABULA RASA

계명인이 특별한 얼굴 가지게 되는 그 날까지

성서캠 본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서면 화강석 벽면의 커다란 빈 그림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서캠 본관이 봉헌되었을 때, 우리학교가 추구하는 기독교 고등교육의 정신과 그 본질을 표현하는 계명 상징화를 본관 출입문 정면 벽에 그리고자 했으나 그림의 내용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 빈 그림의 제목인 ‘TABULA RASA: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는 우리학교의 정체성에 대한 화두이다. 라틴어로 ‘비어 있는 판’을 뜻하는 ‘TABULA RASA’는 아무 것도 그리지 않은 백지 상태를 말한다. ‘빈 그림’에 대한 우리말 제목인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는 우리 자신의 얼굴인 대학의 정체성을 가질 때까지 빈 벽면으로 남겨 놓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즉, 확실하게 정체성을 가졌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그 모습을 그려 넣겠다는 의미이며, 벽면 자체가 우리를 바로잡는 거울임을 뜻한다. 우리학교의 정체성 확립은 구성원 전체가 추구하는 영원의 목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