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한테 지난 대학생활 동안 어떤 활동을 가장 많이 했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아르바이트이다. 1학년 1학기 초에는 원하는 학과에 입학했으니 공부를 열심히 하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용돈이 끊김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새로운 일에 적응하는 데 모든 신경이 쏠려 결국 공부는 소홀해졌다. 나의 지난 대학생활은 수업에는 항상 출석하지만, 벼락치기로 시험을 보며 학기 중에는 주말에만, 방학에는 아르바이트를 더 늘리는 것이 전부인 시간이었다.동일한 시간 동안, 어느새 주변 사람들은 각자의 노력으로 취업을 위해 또는 꿈을 위해 명확한 성취를 이루고 있었다. 이 사실에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3학년부터였다. 이때부터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살기 위해 시도했다. 하지만 여러 방법을 시도해봐도 나의 ‘게으름’을 의지로 극복할 수 없었다. 이것 또한 변명에 불과할 수 있지만, 게으름을 다루지 못한 나에게 찾아온 것은 자기혐오와 무기력, 무력함이었다. 이것들은 외면하려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졌다. 결국 올해 중순,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 종합검사를 받았다. 점점 졸업이 다가오는데, 언제까지나 문제를 방치할 수 없었다. 해결하고 싶었고, 변화하고 싶었다. 검사
대학교 입학에서는 설렘과 기대를 잔뜩 들고 왔지만, 졸업을 앞둔 내가 들고 있는 것은 불안과 걱정으로만 가득 차 있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세상에서 내가 사회로 가져가야 할 역량은 쌓으면 쌓을수록 부족해 보이기만 한다. 내가 이 길로 가는 게 맞는 것일까? 졸업을 앞둔 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눈앞이 깜깜하기 그지없다. 요즘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만 가서 재미있게 듣고 오는 강의가 있다. “미래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미래를 암울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내가 미래의 나에 대해 기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지 않은가. 나는 내 미래를 생각할 수 없었다. 고등학교까지는 주변에서 길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에 따라가면 됐었는데, 지금은 내 길이 옳은 것인지 알려줄 누구도 없다. 답답한 가슴에 충동적으로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께 찾아가 현재의 고민에 대해 토로했다. 그리고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며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너는 아직 젊잖아.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망해도 봐야지. 인생은 원래 망하는 거야. 미래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 미래를 생각하지 말아라. 지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