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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알고 지낸 친구와……

Q : 나 역시도 그런 적이 있었다. 5년을 알게 된 친구와 비로소 사귀게 되었지만 느낌은 그저 친한 친구 같은 느낌. 그래서인지 사귀기 전과 별 다를 것이 없었다. 사귀기 전에는 사귀기만 하면 당연히 애인 같은 그런 관계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지나온 시간은 나의 감흥을 너무 무뎌지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금방 헤어질 수는 없었다. 오랜 시간을 지켜보며 꽤나 괜찮은 사람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니까. 그래서 나는 한 번 노력해 보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관계란 서로의 노력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맨 처음했던 행동은 호칭을 바꾸는 것이다. 늘 그녀의 이름을 불렀던 나는 ‘자기’라고 부르기도 하고, 애칭을 만들어 부르기도 했다. 그렇게 부르면서 그렇게 생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스킨십이다. 사실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람과의 스킨십이 더 어려운 법이다. 왠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더 부끄럽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친구 이상의 감정이 생겨나질 않는다. 그래서 더더욱 스킨십을 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물론 그렇다고 그 수위가 높거나 직설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늘 함께 걸을 때 손을 잡고, 의자에 앉을 때 옆에 앉기도 하고, 그렇게 서로의 거리를 밀착시키다보니 친구보다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다음으로 장소를 한 번 바꿔 보았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느낌을 만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늘 만났던 장소, 알고 있던 장소에서 탈피해 서로가 모르는 장소에서 데이트를 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때때로 새로운 장소가 주는 색다른 정서가 서로의 감정까지 젖어들어 올 수 있었고, 새로운 연인이 된 것 같았다.

다음으로 늘 그 사람이 지켜봤던 모습과는 좀 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좀 더 다른 스타일로 나 자신을 꾸며보기도 했으며, 친밀하지 않은 사이에서 주고 받을 수 없었던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다. 그런 새로운 자신의 모습이 그동안 무뎌졌던 친구의 감정을 지우고, 떨리는 연인의 감정을 심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우리가 서로 사귀는 사이임을 선언하였다. 서로가 연인 사이임을 의식할 수 없을 때, 서로가 연인 사이임을 의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너무 편하다는 것’ 어쩌면 그것 때문에 연애 초반의 흥미가 떨어질지도, 이성으로써의 두근거림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편하기 때문에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줄 수도 있고, 그 사람만이 내 모습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부디 순간의 설레임과 진심으로 자신을 알아 줄 수 있는 사람을 혼돈해서 정말 괜찮은 사람을 놓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 조금만 더 노력해 봐도 늦지 않으니 그를 위해서 한 번 노력해 보도록 하자.
A : 사귄지 2주정도 된 애인이지만 알고 지낸지 10년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서로가 너무 편하게 지내요. 감정이 없다고 할까요? 그는 내게 무척이나 잘해주는 데 저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오랫동안 친남매처럼 지내온 게 있어서 저는 그를 동생처럼 생각해요. '예전과 다를게 없는데 왜 사귀고 있지?' 이런 생각도 들어요. 자꾸만 후회되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