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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핵심기술 ‘나노’

나노칩을 응용한 초소형 컴퓨터부터 인체삽입용 나노로봇까지

■ 나노의 정의
- ‘나노’ 란?
나노는 그리스어 nanos에서 유래한 말로 난장이란 뜻을 가지며, 10억분의 1을 의미하는 접두어이다. 나노미터 (nm, 10-9 m) 크기는 물질의 가장 작은 형태인 원자 3∼4개(원자 1개는 0.1 ㎚ = 1 Å)를 나열한 정도에 불과하며,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에 해당한다. 나노기술(nanotechnology)은 물질을 나노미터 크기의 범주에서 조작·분석하고 이를 제어함으로써 새롭거나 개선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소재·소자 또는 시스템을 창출하는 과학기술을 일컫는다.

현대의 나노기술은 1959년 12월 칼텍(Caltech)에서 개최된 미국물리학회에서 이론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 교수가 연설했던 강연이 효시가 되었다. 그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 64분의 1인치인 모터 만들기, 브리태니카 백과사전 내용을 바늘(핀) 머리에 기록하기, 원자를 재배열하기, 컴퓨터의 소형화 및 고배율 현미경의 필요성 등에 대해 역설했다. 그후 1989년 IBM의 돈 아이글리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을 이용해 인류 최초로 크세논 원자 35개를 옮겨 IBM이라는 글자를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나노기술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파인만이 “위대한 미래에 우리는 원자들을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하나하나 배열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상상했던 그대로였다.

- 나노기술의 특징
현재 정밀기계 및 전자산업의 추세는 경박단소(輕薄短小)이다. 이는 물체의 크기가 작아지면 고집적, 고효율, 고속의 특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메모리를 예로 들어보면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작아지면 고집적이 가능하여 메모리 용량이 커지고, 트랜지스터 스위치를 구동하는데 필요한 전자의 개수가 적어져 소모 전력이 작아지며, 전자가 움직이는 거리가 짧아져서 고속동작이 가능해진다. 현재 반도체 메모리 소자에서 사용되는 트랜지스터 한 개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약 10만개의 전자가 필요하지만 나노기술의 발달로 단일전자 트랜지스터가 상용화되면 한 개의 전자로 구동되기 때문에 사용전력이 10만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

물질이 나노 크기가 되면 구조와 성질이 바뀐다. 예를 들면 탄소는 보통 흑연(연필심)이나 다이아몬드가 되는데, 나노 크기가 되면 축구공 모양의 버키볼, 탄소나노튜브 또는 ‘그래핀(graphene)’이라는 물질이 된다. 그래핀은 세상에서 가장 얇고(원자 1개 두께), 강철의 5배 정도의 강도를 가지며, 다이아몬드보다 5배나 열을 잘 전달하고, 구리보다 1천배나 많은 전류를 흘릴 수 있다. 또한 나노 크기에서는 표면효과가 커져서 촉매반응, 흡착 등 다양한 표면/계면 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물질이 나노 크기가 되면 입자의 파동적 성질이 커져서 양자효과(quantum effect)가 필연적으로 나타나며, 이를 잘 활용하면 초고속 전자소자, 고감도 나노센서, 대용량 양자컴퓨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여기서 양자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긍국의 물리량(불연속적 물리량)이나 이러한 물리량을 갖는 입자를 말한다. 즉 빛에서는 광자(photon), 전기(전류)에서는 전자(electron), 열에서는 포논(phonon)이 양자이다.■ 나노가 가져올 미래
-나노기술의 적용 분야와 활용성
오늘날 나노기술은 일종의 인프라 또는 플랫폼(platform) 기술로 이해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나노기술의 발전 이후로 학제, 기술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기술간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그 저변을 나노기술이 떠받치고 있다.

전통의 정보기술과 융합된 나노 기술은 기술혁신을 통하여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몸에 입는 컴퓨터 등 새로운 제품개발을 선도하고 있으며, 생명공학 및 유비쿼터스 기술과 융합되어 휴대형 질병진단기, 캡슐형 약물전달장치, 그리고 더나아가 인체 삽입 가능한 치료용 나노로봇 개발에 이르기까지 발전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나노 기반 신기술 융합분야로는 자연 및 생체 모방 기술이 있다. 게코 도마뱀 발바닥의 나노섬유을 모방하여 제작된 스티키 로봇, 황새치 비늘의 미세돌기를 모방하여 물의 저항을 줄인 첨단 수영복, 연잎 표면의 미세돌기와 섬유를 모방하여 소수성(hydrophobicity)을 극대화 시킨 자동청소 페인트, 나비 날개의 나노 구조를 모방한 광결정(photonic crystal) 등은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향후 나노기술의 전망
정보통신 분야는 유비쿼터스 기반의 휴대형 초소형 정보단말기(컴퓨터)로의 응용을 위해 휘어지는 전자소자(soft electronics) 분야의 발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성장 시키고 패터닝하는 기술, 나노 와이어를 고순도로 대량 합성하여 정렬하는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생명 및 의료 분야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진단이 가능한 휴대형 진단기(POC, Point of Care)가 일반화될 것이며, 소량의 시료로부터 효과적인 분리 및 증폭, 신뢰성 있는 감지를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나노바이오 융합 분야에서는 치료용 나노로봇의 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며, 이를 위해 생체 에너지를 직접 이용하는 분자 모터, 생체/나노구조 인터페이스 기술 등이 활발히 수행될 것이다. 또한 미생물과 나노 칩을 직접 결합한 사이보그 개발도 이루어져 재난구조, 환경모니터링 등에 활용될 것이다. 자연 및 생체 모방 기술 개발을 위해 다분야 전문가들의 융합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며, 많은 문제를 자연으로부터 얻은 힌트로 해결할 것이다.

■ 나노기술의 현 시점
-현재 나노기술의 연구단계
나노 기술의 요체는 얼마나 정밀하게 부품 및 소자를 가공하여 얼마나 정교하게 조립하느냐 하는데 달려있다. 현재 사용되는 나노 가공기술로는 반도체 공정과 같이 모재로부터 가공하여 부품을 만드는 하향식방법과 촉매반응을 통한 선택적 성장 및 분자의 자기조립과 같은 상향식방법이 있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 2차원적인 구조 제작에는 문제가 없지만 3차원적인 복잡한 나노시스템을 제작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생산성 있는 부품 제조 및 조립 공정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나노기술과 생명기술을 융합한 나노바이오 분야는 가능성도 크지만 넘어야할 기술적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삽입된(이식된) 인공구조물과 생체와의 적합성, 의료 안전성, 생체/나노구조 인터페이스, 정보 송수신 및 에너지 확보 문제 등은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들이다.

-제언
이제까지의 나노기술 개발이 성장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기술의 부정적 측면을 보완할 수 있는 질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나노 물질 및 구조 제조 공정도 단순 가공과 조립을 넘어서는 3차원적인 고려가 이루어져야 하며, 대량 생산이 가능하여 부품의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야 한다.

다양성과 창의성 있는 융합형 신기술이 창출되기 위한 다분야 학제간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도 함께 성장하여야 한다. 나노기술은 기반성이 강하기 때문에 타학문과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서 국가적 전략기술로 적극 육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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