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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청년의 삶]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을 만나다

취업준비생 수, 2006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
팬데믹 국면 속 각기 다른 상황과 마주한 청년들
“정부가 경제적 어려움 겪는 사람들 도와야”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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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공학전공 졸업생 A씨

등록금 부담·취업 압박 탓

휴학 없이 곧장 졸업

졸업 직전 취업 결정돼

코로나19로 오히려 일감 늘어

   

국제통상학과 졸업생 B씨

취업 준비차 1년간 졸업 유예

웹디자인 관련 직종 준비 중

전공 살려 취업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진로 바뀌어

 

감염병 대유행 사태 이후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7월을 기준으로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 수는 86만 명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갱신했다. 비슷한 시기 청년 실업률은 7.2%. 그러나 체감실업률은 27%에 달한다. 10명 중 3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라는 의미다.

 

가까스로 일자리를 얻어도 상황이 썩 여의치 않다. 코로나19로 일감 자체가 줄어, 매출이 감소한 회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1천1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회사 매출이 급감했다는 응답이 무려 73.5%였다. 원래부터 좋지 않았던 업황이 코로나19 탓에 더욱 악화되면서, 간신히 얻은 일자리마저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항상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에도 청년들은 졸업 후의 진로를 고민하거나, 근심을 안고 직장생활을 이어간다. <계명대신문>은 나름의 방식으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16학번 졸업생 2명을 만나 그들의 현재 상황과 고충, 향후 전망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 빠른 졸업, 빠른 취업

A(토목공학·16학번) 씨는 휴학 없이 4년 만에 학위를 받았다. 흔히 말하는 ‘스트레이트’ 졸업이다. 보통 취업 준비를 위해 최소 1년 정도는 휴학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남들과 달리 빠른 졸업을 택한 것이다. “저는 학자금 대출 없이 등록금을 납부해서 남들보다 등록금 부담이 컸고, 얼른 취업하라는 주변 어른들의 압박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최대한 빨리 졸업장을 받고, 곧바로 취업을 하기로 결심했죠.”

 

A씨는 현재 대구에 위치한 어느 건설안전진단 업체에 재직하고 있다. 그는 대구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지기 전 취업에 성공했다. 비교적 운이 좋은 편이다. 업무 특성상 외근이 잦고 궂은일이 많지만, 오히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일감이 늘었다고 말한다. “주로 토목구조물을 점검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공기업과 연계된 업무가 많아서 그런지, 팬데믹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사원들이 느끼기엔 오히려 일거리가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해요.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다 보니 항만이나 교각, 지하도 등에서 유동인구가 줄어든 덕분에 정비 수요가 늘어났거든요.”

 

●‘유예’된 삶

B(국제통상학·16학번) 씨는 흔히 말하는 ‘유사 대학생’이다. 학교를 다니지는 않지만 신분은 대학생으로 남아 있었다. 지난해부터 1년간 졸업을 유예한 B씨는 얼마 전에야 졸업장을 수령했다. 가뜩이나 협소했던 취업 구멍이 코로나19로 인해 완전히 막혀버린 탓이다. 실제로 많은 대학생이 계속되는 취업난에 못 이겨 울며 겨자먹기로 졸업연기(구 졸업유예)를 택하는 실정이다. 취업포털 알바몬이 지난 2017년 대학 졸업 예정자 4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55%는 ‘졸업을 유예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주된 이유는 역시 취업이었다. 졸업 요건을 채운 뒤 당분간 재학생 신분으로 남아 취업을 준비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곧장 졸업한다 해도 취직이 안 될 게 뻔하잖아요. 오히려 공백기가 생기면 불리할 것 같았어요. 시에서 뽑는 인턴을 지원할 때도 졸업생보다는 재학생 신분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B씨는 국제통상학을 전공했지만 5개월 전부터 웹디자인과 웹출판을 배우고 있다. 전액 국비지원이다. 처음엔 전공을 살려 구직활동을 해보려 했지만 코로나19로 관련 업종의 전망이 불투명해진데다, 무엇보다도 적성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관련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는데, 적성에 안 맞더라구요. 그렇게 다른 직종을 알아보다가 웹디자인과 웹출판 분야가 끌려서 지금은 그쪽 공부를 하고 있어요.”

 

● 엇갈린 전망

코로나19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 같냐는 질문에 A씨와 B씨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A씨는 구체적으로 언제쯤 상황이 나아질지 알 수 없지만, 내후년부터는 ‘독감’과 같은 질병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유행성 질병에 대한 경각심이 과거보다 높아졌고, 백신 접종률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당장에 어려움을 겪는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지인의 말로는 수개월째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다 보니 학생들의 학업능력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편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해요. 또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 중에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바람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어요. 정부가 이런 사람들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을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B씨는 “긍정적인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자신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상황을 볼 때 딱히 나아진 점이 없다는 이유였다. “여행업계를 지망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사가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꿈을 접어야 했죠.” 한편으로는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어 한국에서 백신 접종이 마무리된다 해도 경제 상황은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B씨는 지방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같은 취업준비생이라 해도 취업 기회와 인프라 등 서울과 지방 사이의 격차가 큰 탓에 지방의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비지원 학원을 알아볼 때도 그랬어요. 내일배움카드(정부가 직업훈련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사용하려 해도 지방에는 국비지원 학원이 몇 군데 없더라구요. 특히 웹디자인 학원은 겨우 한 곳뿐이었고 강의도 3개 남짓이에요. 지방 청년에게도 직업 훈련의 기회를 늘려줬으면 해요.”

 

비대면으로 진행된 짧은 인터뷰였지만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두 동문들은 각자의 지위와 입장은 달랐지만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부와 지자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이어가는 모든 청년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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