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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날로 퇴색된 성년의 날, 진정한 의미는?

주어진 권리와 자유만큼 스스로 절제할 줄 아는 성숙한 인격체로 거듭나야

2018년 5월 21일, 오늘은 ‘성년의 날’이다. 이로써 만 19세가 되는 전국의 1999년생 60만여 명은 어엿한 성인으로 인정받는다. 과거에는 성년의 날을 맞아 많은 청년들이 성년식을 치뤘으나, 오늘날에 이르러서 성년의 날은 이벤트식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형태로 간소화됐다.

본래 성년의 날은 사회인으로서 책무를 일깨워 주고 성인으로서 자부심을 부여하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이러한 의미가 무색하게 오늘날 성년식은 가벼운 축제 정도로 취급되고 있다. 또한 성년의 날을 대표하는 선물 ‘장미꽃, 향수, 연인의 키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진정한 성년의 날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이렇듯 성년의 날을 맞은 청년들은 성인이 됐다는 책임감을 가지기보다 해방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성년의 날의 정의, 유래, 전통 성년식을 살펴보고, 성년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다.


● 정의

성년의 날은 일정한 의례를 통해 성인으로서 자각과 사회인으로서의 책무를 일깨워주고 성년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날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매년 5월 셋째 월요일을 성년의 날(법정기념일)로 지정하여, 만 19세가 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성인이 되었음을 축하하고 격려한다.


● 유래

우리나라의 옛날 ‘성년례’의 사례로는 고려 광종 때인 965년(광종 16)에 세자 유에게 원복(어른 평상복인 배자)을 입혔다는 기록이 있다. 성년례는 고려 이후 조선시대에는 중류 이상의 가정에서는 보편화된 제도였으나, 20세기 전후의 개화사조 이후 서서히 사회관습에서 사라졌다.

그나마 20세기 중반까지는 지역이나 마을 단위로 어른들을 모셔 놓고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하는 전통적 의례를 치르는 곳이 많았다. 그러나 이후 전통적인 성년식 풍속이 사라져 가자, 국가적 차원에서 부활시키기에 이르렀다. 1973년 3월 30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 제6615호)’에 의해 4월 20일이 성년의 날(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1975년에 기념일을 5월 6일로 변경했다가, 1985년부터 현재까지 5월 셋째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지정해 오고 있다.


● 전통 성년식

조선시대의 ‘관례’를 중심으로 전통 성년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관례는 성인이 되는 남자(15-20세)에게 관을 씌워 성년 복장을 입히는 의식으로 4례(관혼상제) 중 ‘관’에 해당하는 예이다. 조선시대 관례는 남자가 15세가 넘으면 길일을 택해서 일가 친척과 하객을 초청하여 시행했으며, 성인의 복장인 상투, 망건, 초립, 도포를 입고 자(字)를 받는 의식을 진행했다. 관례 후에는 혼례를 올리거나 관직에 진출할 수 있으며, 향교나 성균관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 받았다.

여자의 성년례는 계례라고 부르며, 성인이 되는 여자(15세)에게 머리를 올려 쪽을 짜고 족두리를 얹어 비녀(용잠)를 꽂아 주고 성년의 복장(흔히 녹색 저고리에 청색 치마)을 입히는 의식을 행했다.

조선시대에는 관례를 마쳐야 혼례를 치룰 수 있다는 관습이 있어, 성년례는 결혼 날짜에 임박해서 하거나 혼례 절차에 포함시켜서 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옛날 성년식은 지금처럼 19세로 고정된 것은 아니었다.


● 현대 성년식

산업화, 도시화에 밀려 전통적인 풍습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국가에서 행하는 공식적인 의식을 제외하고는 가정에서 특별한 성년식은 거의 하지 않는다. 단지 성년이 된 자녀에게 축하 인사나 선물을 하는 정도이다. 오히려 친구들끼리 혹은 학교·학과에서 행사를 갖고는 하는데, 장미를 선물하거나 선물을 주고받는다. 최근에는 화장품, 면도기, 가방 등 다양한 품목의 선물을 주고받지만 성년의 날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선물로 장미, 향수, 키스가 있다.

‘열정’과 ‘사랑’을 상징하는 장미는 성인이 된 이에게 열정과 사랑이 지속되길 바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20살이 되는 것을 축하하며 20송이 장미를 선물하는 경우도 많다. 향수는 좋은 향기를 풍기 듯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성인이 되길 바라는 의미를 함께 전할 수 있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만족도 높은 선물로 꼽힌다. 또한 키스는 연인 간에 주고받으며 성년이 된 만큼 성숙한 사랑을 하겠다는 약속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편, 성년식이 거의 사라진 무렵, 국가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1999년부터 표준 성년식 모델을 개발하여 전통 성년식을 부활시켰다. 현재는 성년의 날 주관부처인 여성가족부를 비롯해 성균관 등에서 매년 전통 성년례를 이어 오고 있다. 그 외에도 전국 각 지역 관련 기관에서 성년례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신청을 통해 상견례·삼가례·초례를 거쳐 성년 선언으로 이어지는 전통 성년식을 체험해볼 수 있다.


성년식의 방식과 형태는 과거에 비해 간소화됐지만, 청년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고 사회인 및 성인으로서 앞으로 계획한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성년에게는 음주, 흡연권뿐만 아니라 매매권 행사, 소유권 행사, 계약 체결 등 완전한 법률 행위 권리가 주어지며, 그 외에도 약혼의 자유, 각종 선거권, 정당원의 가입 자격 등이 주어진다. 즉,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가 부여되며, 그만큼 자신을 절제할 줄도 아는 성숙한 인격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미다. 성년의 날을 맞은 모든 청년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와 자유에 대한 책임감 있는 어엿한 성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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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