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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방분권인가?

손발 묶인 지방정부…지방분권 필요성 대두

“Seoul is Korea.” 구한말 우리나라를 찾았던 이방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얘기이다. 비숍여사도 그중의 하나이다. 1897년에 조선을 찾았던 영국인 여행가 비숍은 당시 “모든 한국인의 마음은 서울에 쏠려있다.” 라고 기술하고 있다. 서울에 가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고, 무엇인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녀보다 7년 후 조선을 방문한 스웨덴 기자 아손은 “태양은 서울에만 뜨는 것이고, 지방은 늘 그늘에 가려져있다.” 라고 더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당시 중앙과 지방의 격차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로부터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은 어떨까? 필자의 생각에는 별로 변한 것이 없다. 오히려 사람과 자원이 과거 보다 더 서울에 집중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서울 공화국”이라는 말은 앞에서 지적한 서울이 바로 코레아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서울공화국에서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모두 기타로 구분이 되는 것이다. “기타”라는 말은 서울 이외의 다른 지역은 존재감이나 고유성이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서울 중심적 사고는 지방에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부심을 갖기 어렵게 만든다. 사람은 누구나 어디에 살든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행복한 사회의 조건이다. 우리의 경우는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중앙의 언론도 이러한 편향된 인식을 갖게 하는데 일조 한다. 2010년 어느 방송사의 앵커가 광고계에서 성공한 지방대 출신을 “루저”에서 광고천재로 변모했다고 소개를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우리사회의 공유된 인식을 드러낸 사례이다.

서울집중 현상이 나타나게 된 핵심적인 이유는 서울에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적 기준에서 볼 때 권력이 극도로 집중된 나라이다. 권력이 집중된 곳에 사람이 몰리고 자원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마치 권력을 가진 사람 주변에 사람이 몰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앞으로 중앙과 지방이 균형발전을 하려면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과 나누어 권력의 다극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부유하면서 행복도가 높은 나라들은 거의 예외 없이 권력이 분화되어 있다. 중앙과 지방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지방이 강력한 독자성을 가지고 있다. 스위스나 스칸디나비아 국가는 그 대표적인 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지방은 극도로 중앙에 예속되어 있다. 조선조 이래 우리의 지방은 중앙을 위해서 존재했지 그 자체로서의 인격과 존재감을 갖지 못했다. 지방 차원의 독자적인 의사결정권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세계적인 기준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지방정부는 철저히 손발이 묶여있어 지역의 특성을 살려 지역발전 전략을 독자적으로 설계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대규모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여기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필요한 법인세 감면과 같은 파격적인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모두 중앙의 권한이다. 현재의 권한 구조 하에서는 지방에서 어떤 지역발전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면 늘 중앙에 가서 설명하고 도와달라고 읍소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지역 단위의 정책 실험이 어렵고 지방정부가 사업가 정신을 가지고 지역의 독창적인 발전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

지방정부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는데 중앙집권 구조는 이와 같은 생각의 싹을 잘라버린다. 지방이 발전 할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적으로 보면 대구와 같은 대도시에는 좋은 기업이 있고 대학이 있으며, 문화가 있다. 분권화된 서구사회의 경우 대기업이나 일류대학이 전국에 분산되어 있다. 당연히 사람들이 굳이 수도를 쳐다보지 않는다. 우리의 경우는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이 필요한 이유이다. 지방분권은 지방이 중앙의 조연에서 벗어나도록 만들고, 지방도 독자적인 삶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든다. 서울도 사람 사는 곳이고, 지방도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지방 사람들이 더 이상 서울만 보고 살아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실현할 것을 후보시절에 약속했고, 당선 후 다시 공언했다. 또한 전국적으로 지방분권 개헌운동이 민간주도로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금년 상반기에 있을 개헌안에 강력한 지방 분권 조항을 삽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에 이어서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라는 말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 만큼 지방분권을 헌법에서 강조한다는 의미이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자는 것이다. 또한 헌법에 중앙과 지방 정부의 기능을 명시하자고 주장 한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강력한 지방분권 주의자였다. 그러나 수도권주의자들과 중앙관료들의 강력한 저항에 밀려 그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여건은 좀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지방분권에 저항하는 세력의 힘이 강하다. 대학의 젊은이들도 이제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힘을 보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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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