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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경제 위기의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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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발 공황의 원인은 기존의 비정상적 경제체제

 

팬데믹은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 촉매일 뿐

 

신자유주의와 위계적 분업화야말로 착취의 메커니즘

 

과도기적 상황의 극복은 노동계급의 행보에 달려

 

 

● 코로나는 세계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촉발한 것일 뿐이다

코로나발 공황을 자연재해에 의한 일시적 경제 위기로 보는 견해가 있다. 물론 현상적으로는 다분히 그렇게 보인다. 이런 입장에서는 백신의 접종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되면 경제도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 이도 주식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 등 자산 시장을 볼 때 타당한 듯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견해를 전적으로 옳다고 가정하자. 그래서 팬데믹 이전으로 경제가 돌아갔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경제 위기는 극복된 것일까?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이런 견해는 팬데믹 이전의 경제가 정상적이라는 전제가 놓여 있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의 상황이 이미 경제 공황의 직전이었고 코로나가 단지 그 공황을 촉발한 것이라면 우리는 팬데믹이 경제에 일으킨 충격을 달리 바라보아야 한다. 팬데믹으로 경제의 구조적 모순이 더욱 충격적으로 드러났을 뿐이라면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이전의 경제 구조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나타난 특징은 불완전고용 노동자들이 생존의 위협에까지 내몰린 것과 세계적인 분업 체계가 붕괴 직전까지 간 것이다. 이는 단지 팬데믹 때문이 아니라 팬데믹으로 촉발된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 코로나발 공황의 구조적 배경

코로나발 공황으로 드러난 구조적 문제는 1980년대 이후 자본주의가 갖는 구조적 특징이다. 이는 소위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국제독점자본주의의 특징이다. 국제독점자본주의는 그 이전 자본주의와 두 가지 점에서 다른 특징을 갖는다. 첫째는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고 둘째는 산업 분야의 세계적 분업 체계인 글로벌 가치 사슬이다.

 

먼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은 자본이 일국적 성격에서 국제적 성격으로의 변화를 노골화한 결과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자본주의 각국은 사회주의 혁명을 예방하기 위한 복지 정책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내 고용을 유지하고 복지를 증진하는 것에 경제 정책의 중점이 주어졌다. 경제 정책에서 재정 정책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으며 자본의 이동을 제한하였다. 자본이 자유로이 이동하게 되면 환율이 불안정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국내 경제 정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자본 통제는 70년대 공황으로 위기에 봉착하자 국제독점자본은 위기 탈출 방안으로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각국에 강요하고 관철했다. 소위 세계화이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세계 경제가 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주식 시장, 채권 시장, 부동산 시장, 외환 시장이 세계 경제 규모보다 과도한 크기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경제의 금융화는 한마디로 가치 이전 시스템이다. 고도의 금융 기법을 통해 경제 가치를 미국과 유럽의 몇몇 나라로 이전시키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금융화의 문제점은 양극화의 고도화이다. 국가별, 계급별 양극화의 심화는 1980년대 이후 지속하여 2018년경에 이르면 거의 1930년대 수준에 육박하게 된다.

 

국제독점자본주의의 두 번째 특징은 세계 산업 구조의 위계적 분업 체계이다. 1980년대 이후 세계 경제는 자본주의 국가 간 위계적 분업 체제를 형성한다. 최상위층 그룹에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이 포진한다. 이들은 세계 금융을 장악하고 가치 사슬에서 소비국의 역할을 한다. 중간층 국가는 제조국들로 이들 내부에도 위계가 형성되어 있다. 독일, 일본을 정점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네 마리 용이 그다음에 그리고 최하위층에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포함된다. 러시아, 호주, 중동, 브라질 등이 가치 사슬의 기초를 받치는 원자재 공급을 담당한다. 금융화가 가치 이전 체계라면 세계 산업 분업 구조는 전통적인 노동력 착취 체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금융화와 위계적 분업 체계는 세계적 불균형을 낳았다. 미국과 유럽이 소비하고 독일, 중국 등이 생산하는 구조이다. 어느 일방이 소비만 하고 상대방은 생산만 하는 불균형이 형성된 것이다. 이는 달러를 생산하는 미국과 상품을 생산하는 중국으로 대별된다. 여기에는 달러의 환류 구조가 있다. 즉, 미국은 달러를 찍어 중국의 상품을 사고, 중국은 상품 값으로 받은 달러로 미국의 국채를 매입하는 달러의 순환 구조이다. 이런 순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소비가 계속되어야 하는데, 이 소비는 부채를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는 지속할 수 없는 구조이며, 그 모순이 폭발한 것이 2008년 금융 공황이었다. 그러나 2008년 이후에도 이런 글로벌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았고, 금융화와 세계 분업화는 더욱 고도화되어 갔다. 그런 와중에 팬데믹 충격으로 그 구조적 모순이 다시 폭발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팬데믹이 끝나도 경제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 코로나발 공황의 특징

일반적인 순환적 공황은 공황기에 자산 가치의 붕괴를 동반한다. 이는 과잉생산을 낳은 과잉부채를 청산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공황은 이런 자산의 청산 과정 없이 진행되었다. 이는 자본주의에서 공황의 역할이 작동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기업과 가계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났다. 물론 정부 부채는 말할 것도 없겠다. 공황기에는 소위 좀비 기업 등과 같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파산한다. 가계도 부채 조정을 통해 부채 비율을 줄여 간다. 이때 정부가 부채의 일부를 넘겨받아 호황기 때 세금 수입이 많아지면 청산한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발 공황은 이런 부채 청산, 즉 구조조정 없이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 즉, 모든 경제 주체들이 부채를 증폭시키고 낮은 금리로 버티고 있다. 결국 구조적 모순은 심화하고 공황의 폭력적 역할은 연기되었다. 조만간 부채 청산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즉, 과잉생산 구조에 기반을 두는 과잉부채를 청산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 미국과 중국의 대응

부채를 축소하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성장을 통한 부채 비율의 축소인데 이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동반한다. 다른 하나는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부채를 녹이는 방법이다. 미국의 경우 공화당은 전자를 선호하고, 민주당은 후자를 선호한다. 이번 대선에 바이든이 당선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통한 부채 축소를 기도할 것이다. 이는 재정 중심의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중심이 될 것이다.

 

중국은 구조조정을 통한 부채 청산을 선호한다. 이는 위안화가 기축 통화가 아니라는 한계로 미국과 같은 무제한 화폐 발행으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쌍순환 전략으로 내수 중심 성장 전략을 취하고, 국유 기업들의 파산도 용인하는 구조조정을 조심스럽게 수행하고 있다.

 

 

● 과도기로의 진입

2008년 금융 공황으로 국제독점자본주의에 파열구가 났고, 코로나발 공황으로 통화 정책 중심의 금융 시스템은 붕괴했다. 국제독점자본주의 경제 정책의 중심이었던 통화 정책은 효력을 다했고, 경제 정책의 중심은 재정 정책이 되었다. 하지만 온전히 재정 정책을 쓸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뿐이다. 자본의 이동을 제한하지 않고는 재정 정책을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만의 공황 탈출은 글로벌 가치 사슬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한 불가능하다.

 

당분간 과도기적 체계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 자유로운 자본 이동과 자본 통제의 모순적 공존이다. 5G 등 첨단 산업부문은 새로운 국제표준을 둘러싸고 대립과 분리가 이루어지고 기존의 산업 가치 사슬은 유지되는 구조이다.

 

국제독점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가 어떤 것일지는 세계의 노동자 민중이 수행하는 계급투쟁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과도기의 방향은 다극화일 것이다. 미국, 유로, 아시아를 중심축으로 다양한 블록들이 형성될 공산이 크다. 이러한 블록으로 분리되는 틈새에 노동자 민중이 진출할 공간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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