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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Today, 2014)

- 완전히 다르게 살아볼 용기에 대하여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이란의 잠들어 있는 영화 미학을 깨운 작가 감독인 레자 미르카리미의 ‘하루’이다. 작품 속 주인공 유네스는 테헤란의 택시 운전수이다. 도심 속 택시 운전이라는 무료하기 짝이 없는 일상이 유일한 생계의 수단인 그는 비교적 말이 없고 심지어 무뚝뚝하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막무가내의 여성 손님을 맞이하게 된다. 뭔가 깊은 사연이 있어 보일 뿐만 아니라, 위급한 상황임을 엿볼 수 있는 난처함으로 기사 유네스에게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조른다. 한 눈에 보아도 그녀는 택시비를 지불 할 능력이 없어 보이는 가난한 여인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녀는 임신을 한 상태이다. 이슬람 문화라는 맥락에서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지위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택시기사 유네스는 그녀와 만나기 전에 소개된 영화 상 그의 태도들에 기인해 마땅히 그녀를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그는 용기를 내어 아이를 가진 낯선 산모를 도와 병원에서 기꺼이 그녀의 보호자가 되어주기에 이른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 감독의 세심한 연출력에 힘입어 ‘낯선 이’에게 다가가 그의 마땅한 거처가 되어주는 주인공의 행동이 매우 설득력 있고 감동적으로 전달된다.


이 영화가 갖는 미덕은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분명히 도울 수 있는 일상사의 여러 실제 단면을 미려한 인물묘사와 차곡히 쌓이는 영화적 미학이 더해진 효과로 아름답게 전달한다는 데에 있다. 유네스는 가난하고 폭력에 시달렸지만 배속의 아기를 위해 출산의 희생을 감수하려는 여인을 끝까지 도우려 애쓴다. 그는 그녀를 위한 병원비는 물론 그 여인의 보호자가 되어준다. 뿐만 아니라, 기꺼이 그녀 곁에서 지속적으로 용기를 주는 일을 잊지 않는다. 그는 그곳에서 끝까지 그녀 곁에서 용기를 주고 함께 있어주는 행위를 통해 그녀의 이웃이 되어준다. 이러한 행위의 근간에는 내면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이 그를 움직였을 것이다. 즉 이렇게까지 했을 때 나에게 가해지는 여러 불편함과 불리함들이 궁극적으로 비인간적인 것이며 오히려 인간몰이해라는 것을 깨닫고, 깊이 잠자는 ‘가엾은 마음’을 깨우는 행위로 나아가는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떤 피할 수 없는 상황의 비참함은 바로, 내폐부 깊숙이 들어와 나의 원초적 동참을 요구할 때 생기는 감정이다. 이 동참이 나로 하여금 다르게 살아볼 용기에 대해 근원적으로 질문 대신 행위로 응답하도록 촉구한다. 그것은 바로 깊이 잠들어 있는 내 안의 어떤 감각을 깨우지 않으면 행위로 이어지지 않는 감정이기도 하다. 이 모든 상황에서 유네스는 차분히 자신이 하여야 할 일을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녀로부터 얻게 되는 상당한 모욕감마저도 감수하기에 이른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