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네덜란드는 "본성과 정신에서 공통점"
(브뤼셀=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이달 하순 서울에서 열릴 `제2차 핵안보 정상회의'에서는 그동안 제기된 현안들을 실행할 구체적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서울 회의를 계기로 핵안보 정상회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기존 합의와 조치들의 효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일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뤼테 총리는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를 앞두고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특히 핵 안보(nuclear security)와 핵 안전 (nuclear safety) 간의 상호 연계성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행동 계획들을 국제적 지침으로 구체화하는 일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핵 안보'는 핵전쟁이나 핵무기와 핵물질의 테러 이용을 방지하는 것이며, `핵 안전'은 원전과 연구용 원자로ㆍ방사성 물질 등 민수(民需) 부문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뤼테 총리의 지적은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참사 이후 `핵 안보' 못지 않게 `핵 안전'이 중요한 국제 현안으로 떠오르고 두 부문이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서울회의를 앞두고 의학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이나 연구용 원자로에 사용되는 고농축 우라늄을 핵무기 전용 가능성이 없는 저농축 우라늄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국제적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뤼테 총리는 네덜란드가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의료용 핵물질과 기기 생산의 대국이지만 이미 저농축 우라늄으로 대체할 협약들을 체결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이런 추세에 순응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뤼테 총리는 그러나 이러한 전환 작업이 환자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 저농축 우라늄으로 대체하기로 국제적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나름의 협상 조건들을 내세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뤼테 총리는 네덜란드가 핵물질의 이동경로 등을 추적하는 `핵 감식(nuclear forensics)' 분야에서 앞서 있으며 그간 이 첨단 분야의 노하우 전수와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음을 강조하고 한국도 핵 감식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뤼테 총리는 네덜란드와 한국 둘 다 큰 이웃나라들에 둘러 싸인 작은 나라지만 기업가 정신, 국제 지향성, 창의력 등을 무기로 세계화 시대에 대처해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지도 상에서 양국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본성과 정신에서는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으로 양국 간 무역과 상호투자가 늘어나고 국제 현안들에 대한 공조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해 인적 교류 확대, 특히 과학ㆍ기술 분야의 교류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