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에서 9시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쓰는지 물어보면, 열이면 열 택시를 이용한다고 할 것이다.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택시 요금이 만만하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 택시를 타는 모습이 아이러니해 보인다.
이러한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등굣길에 택시를 이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로인해 아침 수업을 듣기 위해 걸어서 등교하는 학생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택시가 한꺼번에 학교 안으로 들어오다 보면 소음도 심하고 심지어 사고의 위험까지 있으니 말이다. 또한 우리학교에는 청설모 등 동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데, 그 동물들이 가끔 택시에 부딪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안타깝다.
며칠 전에는 청설모 한 마리가 아침에 분주하게 움직이던 택시에 부딪혀 학교 도로에 쓰려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 청설모는 잠시 숨을 쉬더니 이내 죽어 버렸다. 청설모가 죽은 다음날 그 청설모의 친구로 보이는 다른 청설모들이 도로 주변을 어슬렁거렸는데, 그 청설모마저 택시에 부딪힐까 조마조마하였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고작 제 시간에 출석을 하기 위해서 택시까지 타고 학교에 와야 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조금 일찍 일어나거나, 조금 늦더라도 학교 앞에서 내려 걸어오는 방법도 있을 텐데 말이다.
우리학교의 아침 풍경을 보면 차들의 전쟁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차가 진입한다. 택시 사이사이로 위험하게 지나다니는 학생들을 보면, 여기가 학교인지 도로 한 복판인지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니 이제는 택시에 부딪칠까 노심초사해야 하는 학교가 아니라 옷 길을 스치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학교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