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chestra’ 는 사람 사이의 조율 의미
박성열 교수로부터 많은 도움 받아
앞으로 여러가지 장르에 도전하고파
(사)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한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결과가 지난 8월 발표됐다. 이른바 ‘국전’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미술대전은 1982년 처음 열려 올해로 40회를 맞이했다. 미술(구상, 비구상부문), 공예부문, 전통공예부문, 디자인부문, 서예부문, 문인화부문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발굴해내어 국내에서 권위 있는 공모전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우리학교 학생 5명이 ‘특선’이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계명대신문>은 수상자 가운데 오케스트라를 주제로 특선을 수상한 강나연(회화·2) 씨를 만났다.
● 대회를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은
그림 하나를 완성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완성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이때 당황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차분하게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림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열심히 그린 부분을 칼로 긁어낼 때 마음이 아팠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제 작품과 제가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되었어요.
● 기억에 남는 순간
대회를 준비하며 주어진 과제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과정들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교수님과 작업에 관한 대화를 나누다가 그만 집에 가는 버스를 놓쳤는데, 오히려 제게 주어진 과제를 해냈다는 생각에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나요. 또한 제 작품인 ‘orchestra’는 동기, 선배님부터 부모님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을 모델로 했고, 또 이분들이 창작활동을 도와준 게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이번 인터뷰를 통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 작품 ‘orchestra’의 의미
저는 ‘유퀴즈온더블럭’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해요. 한번은 피아노 조율사 이종열 선생님이 출연하신 적이 있어요. 이종열 선생님께서 “조율이란 위, 아래 여러 음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묻고, 타협이 된다면 그 자리에 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유재석 씨가 “피아노를 조율할 때 위, 아래 음에게 물어보는 것처럼 우리도 관계를 조율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이더라고요. 저는 이 대화에서 이번 작품의 영감을 얻었어요. 조율과 타협이 가장 잘 들어날 수 있는 것이 바로 ‘orchestra’잖아요.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조율이라는 것을 ‘orchestra’로 비유해 그림으로 풀어보았어요.
● 회화를 전공한 계기
원래부터 회화를 전공하지는 않았어요. 입학은 시각디자인과로 했거든요. 하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제가 진정으로 배우고 싶고 관심이 있는 분야는 회화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다시 입시 준비를 해서 회화과로 들어오게 되었죠. 제가 그림 그리기와 고전 명화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요. 흔한 답변일 수 있지만, 그림 자체와 그리는 제 모습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해요(웃음).
●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
박성열(회화) 교수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제가 1학년 때 캔버스 100호(인물기준 162.2cm☓130.3cm) 짜리 그림을 그린다는 건 상상도 못 했을 거예요. 교수님께서는 정말 열정적이세요. 방학에도 출근하셔서 학생들을 지도해주시기도 하고 무엇 하나 대충 넘기는 것 없이 꼼꼼히 살펴주시거든요. 이런 세심한 조언으로 그림은 물론 인생에서도 더 좋은 방향으로 인도해주는 것 같아요. 교수님만 동의하신다면 평생 제자로 남고 싶어요(웃음).
● 앞으로의 계획
이번에 대한민국미술대전의 수상작을 전시한 안산 예술의전당에서 다른 작가분들의 수상작을 보니 아직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다른 작품들을 보며 한 수 배운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서는 지금보다 성장한 그림을 그리는 게 제 목표에요. 그리고 책을 많이 읽으며 생각의 폭을 넓히고 지금의 열정을 꾸준히 유지하고 싶어요. 또 독서를 바탕으로 제 창조성을 한껏 확장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여러 장르에 도전하고 싶고, 색깔이 다른 작품들을 하나씩 만들어보고 싶어요. 또 기회가 된다면 압도적인 크기로 한 단계 성장한 ‘orchestra 2’를 완성해 볼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