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도 자본과 결탁한 사회는 서서히 병들어 죽었다. 고려시대 원나라 간섭기 때 권문세족들의 사치와 향락, 대농장소유(강, 산을 경계로 토지를 소유함), 불교계의 자본화 등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지금 우리의 시대가 이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현재 우리의 시대는 미국의 간섭기라 볼 수 있으며, 재벌들의 갑질이 난무하고, 자본주의와 결탁해서는 안 되는 종교계와 교육계는 이미 자본화에 젖어들어 그들과 한통속으로 군림하고 있다. 고려시대 권문세족의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고려시대에는 저 난국을 신진사대부가 극복했다면, 지금 이 시대의 난국은 누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끝내 극복했다 한들, 결국엔 또 다시 극복을 통한 지배세력들이 생겨나게 될 것이고, 그들 역시 서서히 병들어 갈지도 모른다. 이러한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역사 속에서, 앞으로 일어날 미래의 뿌리를 움켜진 채, 우리들은 살아가야 한다.
여기서 우리들은 ‘이러한 난국의 순환은 근본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 의문에 대한 해결책은 존재하리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삶의 자세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