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호 독자마당] 도서정가제의 미래

  • 등록 2014.11.11 21: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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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신간, 구간, 참고서, 실용서 모두 출판 가격에서 10% 이상 할인, 마일리지는 5% 이상 적립이 불가하다. 인터넷 서점은 이 날이 종말의 날인 것처럼 시끄럽다. 보름도 안 남은 시기에서 나는 도서정가제 시행 후를 점쳐보고자 한다.

11월 21일 이후에도 당연히 신간은 나온다. 그러나 정가제 이전에 충분히 도서 지출이 많았으니 시행 직후 모든 도서의 판매량은 매우 저조할 것이다. 오프라인 서점을 살린다는 취지와 상관없이 돈에 예민해진 사람들은 무겁고 비싼 책을 굳이 교통비까지 써가면서 오프라인 서점을 찾지 않는다. 지금도 만화책 스캔이 비일비재한 것처럼 소설은 타이핑 파일로 만들어지거나 스캔된다. 이처럼 도서에 대한 어둠의 경로가 이전보다 넓어진다. 양심에 찔리는 일부의 사람들만 중고 사이트를 이용한다.

더욱이 한국인은 어느 나라보다 독서를 안 한다. 그러므로 이런 성가신 경로를 굳이 거치지 않고 그냥 안 읽는다. 애초에 읽는 사람은 읽고 안 읽는 사람은 안 읽는 것이 현실이다.

출판업계에는 출고도서가 창고에 쌓여있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도서 정가 자체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힘쓸 것이다. 그리고 표지 디자인이나 책 디자인에 돈을 쓰면 안 되기에 표지 또한 밋밋하게 나올 것이다. 종국엔 디자인 업계에도 영향을 줄지 모른다.

이제 도서정가제 시행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는 이런 우려에 대해 그저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해진 (문예창작학·1) wlsl1283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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