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국회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12년 만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하루 동안 번갈아 가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것이다.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정말 볼만 했다. 그 흔하던 고성과 야유는 온데간데없고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모습이 가득했다. 망치로 문을 부수고 서로 멱살을 잡아가며 욕설을 퍼붓던, 최루탄을 터뜨리고 쪽지로 동료의원을 욕하던 국회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무성 대표는 고통 극복과 미래로의 도약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주장했고 여야대표회동 정례화를 제안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개헌이야기를 꺼내며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했고, 정상회담 제안과 복지 재원마련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물론 여당과 야당은 같은 사안을 두고 해법이나 입장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서로의 정책과 입장을 존중하면서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공자의 ‘군군신신자자’ 구절에 빗대어 ‘청청여여야야언언’이라는 말을 남겼다. 해석하자면 청와대는 청와대다워야 하고, 여당은 여당다워야 하며, 야당은 야당다워야하고,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 각자가 위치한 자리에서 자신의 몫만큼 하면 우리사회는 지금보다 매우 윤택해질 것이다. 국회도 예외는 아니다. 대의정치의 꽃인 국회도 국회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