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의 따뜻함

  • 등록 2011.03.16 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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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9시 수업이 있는 나는 오늘도 급하게 일어난다. 군대시절과 자취경력 덕분에 이제는 ‘일어나기’의 달인이 됐을 만도 한데 아직도 혼자 일어나는 일은 힘겹다. 이렇게 힘겨운 나에게는 매일 아침 따뜻한 10초가 있다. 그것은 도서관 삼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아저씨를 만나는 일이다.

횡단보도 아저씨를 만나는 10초는 나에게 너무 행복하고 따뜻한 순간이다. 광장 삼거리를 지나며 아저씨를 보면 내 발걸음은 더욱 신났다. 아저씨는 현란한 손동작으로 교통정리를 하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학생들에게 인사를 해주신다.

저절로 웃음이 나며 행복해 진다. 이것이 매일아침 내가 횡단보도 아저씨를 만나는 10초가 따뜻한 이유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운 겨울, 사람들은 아저씨의 횡단보도에서 따뜻한 인사를 받는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인사를 해도 본인은 인사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몇 번 목격했다. 이것은 대학교육을 받는 교양인과 지식인이 장유유서를 외면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이렇듯 아저씨의 수고를 외면하는 학생이 많은 날이나 요즘처럼 추운 날 하루쯤은 쉬어도 될법한 날에도 열심히 일하는 아저씨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사람들은 누구나 성공적인 삶과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돈과 명예를 주는 수많은 지식들을 배워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여도 가슴속에 따뜻함의 자리가 없다면 나는 그 삶을 실패한 삶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삭막하고 숨가쁘게 돌아가는 사회지만, 아직은 곳곳에 따뜻함이 남아있다. 이제는 막다른 골목까지 몰려버린 따뜻함을 우리 스스로 외면한다면 얼어붙은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살아가게 될까.
이남기(건축공학·2) narngi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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