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음악인들의 칭송을 한몸에 받고 있는 아티스트 중 하나가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노래를 만들고 불렀으며, 그것들은 각종 차트를 석권하는 큰 기록들을 남기곤 했다. 특히 그의 하모니카와 키보드 연주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런 스티비 원더는 세 가지의 굴레를 안…
‘푸른 편지’라는 이름으로 보내는 마지막 글입니다. 모든 게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세 사람의 석공 이야기를 빌려 마음의 자세가 얼마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짚어보며 여러분께 작별을 고합니다. 돌을 깎고 있는 석공을 향해 다가간 한 행인이 “지금 뭘 하고 계시는 겁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질문…
라 렌토(La lenteur),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밀란 쿤데라의 소설 제목입니다. 밀란 쿤데라는 체코 출신 작가지만, 그의 대표작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나 ‘라 렌토’ 같은 책들은 자신의 모국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써서 유명해진 책들입니다. 이 책…
인도 이야길 좀 할까요. 저는 인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3천년의 역사를 가진 옛 도시 바라나시입니다만, 광활한 대륙 인도를 가다가 만나는 석양의 아름다움 또한 빠트릴 순 없습니다.오늘은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에 있는 비토바 사원에 얽힌 이야길 좀 하지요. 비토바라는 명칭은 인도사람들이 神으…
시라는 걸 쓰고 또 오랫동안 방송국 피디로 호구했던 나는 언어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사는 편이다. 특히 FM방송에선 음악과 함께 중요한 것이 말인데, 지금처럼 외모 지상주의가 만연하기 이전의 라디오 방송은 말 잘하는 사람이 잘 나가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 방송은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세상…
오늘은 禪에 대한 이야길 좀 할까요? 세상은 어수선하고, 한반도는 불안한데 무슨 놈의 도 닦는 타령이냐고요?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 사실 도 닦는 일도 한 때의 창조지요. 일체유심조, 모든 게 마음의 장난이란 말입니다. 옛날 중국 이야깁니다. 그러니만큼 순전히 구라일 수도 있습니다. 임제선사의 스승인 황…
히말라야 속의 작은 왕국 부탄은 참으로 가난한 나라다. 고색창연한 불교사원만 이따금 보일 뿐, 돈 벌기 위한 산업 시설이라곤 눈 부릅뜨고 찾아봐도 발견하기 힘들다. 그러나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 부탄 사람들의 삶을 궁핍하게 여긴다면 커다란 오류를 저지르는 것이다. ‘한 나라의 진정한 복지 지…
누구세요? 하고 물어 올 때 그대는 뭐라고 대답하는가? 생텍쥐베리 식으로 하면, ‘창틀에 제라늄을 키우고 있고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겠지만, 자신을 그렇게 소개하는 사람을 나는 아직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는 십중팔구, ‘저는 계명대학교 무슨 과, 몇…
20년쯤 전, 대구의 한 방송국에 있을 때 ‘남의 말 좋게 하자’는 캠페인을 본 적이 있다. 요즘 인터넷에 올라오는 악성 댓글들이 떠오른다. 그 당시야 인터넷이 없었지만 얼마나 남에 대한 악플이 많았으면 캠페인 제목이 ‘남의 말 좋게 하자’였을까. 정신의학자인 융은 shadow라는 말로 인간의 그런 심…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을 뽑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 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 본 체 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못…
여보게 자네. 내가 살펴보건대 요즈음 자네의 하루하루는 고한조(苦寒鳥)라는 상상 속의 새와 꼭 같구나. 밤이 오면 둥지가 없어 온몸을 파들파들 떨고 지새우면서, 내일 낮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둥지를 짓겠다고 굳게굳게 다짐하는 새. 그러나 낮이 되어 날이 따스해지면, 지난 밤 추위에 오들오들 떨…
<1> 어제 몇몇 친구들과 함께 10년 전에 돌아가신 선생님의 산소에 11번째로 참배를 했습니다. 돌아오다가 팔공산 뒤에 꽁꽁 숨어있는 어느 아름다운 산골에 들렀는데, 산에 들판에 꽃이 하도나 곱게 피었기에 십년 전에 지은 시를 거듭 읊으면서 삼년 만에 대취(大醉)를 했습니다. 이 봄에 가신 님께…
일 없는 그 일 말고는 다시는 더 일 없는 날 “아무리 살아봤자 나는 20년을 더 살 수 없고, 아무리 살아봤자 이 선생도 또한 50년 이상을 더 살 수는 없을 텐데, 도대체 무슨 일이 그리도 바쁘기에 이토록 아름다운 봄날이 다 가도록 놀러도 한번 오지 않느냐? 이런 속도로 만나다가는 앞으로 열 번인들 더 만나겠…
언젠가 산길을 걷다가/ 바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 그 자체로서 그를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길섶에 우뚝 선 나뭇잎이 살랑대거나/ 목이 긴 원추리가 흔들거리는 것을 통해 비로소 바람을/ 보았던 것이지요. 땀으로 젖은 내 살갗에 바람이/ 닿았을 때 이윽고 그가 바람이 되었듯이/ 사람 또한 다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