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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2호 사설] 기본에 대해 생각하기

어수선했던 시국도 이제는 안정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선거까지 끝났지만 나라 안팎으로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해서 끝이라기 보단 시작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들은 무엇에 대해 생각해야 할까.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미래지향적인 비전이라는 것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말처럼 ‘태양 아래에 새로운 것은 없다.’ 미래지향적인 방향 역시 근본이나 기본 없이 하루아침에 나오는 것이 분명 아닐 것이다. 급할수록 둘러가라고 했다. 모든 미래에는 언제나 과거가 있는 법이다. 기본을 잊지 않을 때 장기적인 안목도 생길 것이다.

기본에 대해 생각을 하니 스타벅스와 마이크로소프트 회사가 떠오른다. 이 두 기업은 누구나 아는 전 세계적인 기업이다. 이 두 기업의 공통점은 무얼까. 첨단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이고 스타벅스 역시 커피 판매의 영역을 넓혀 문화산업까지 확장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이나 듣는 음악 그리고 미술에까지 전반적으로 두 회사의 역할이 크다.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두 기업 모두 미국 워싱턴 주에 있는 시애틀에서 탄생했다.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경영인 혹은 기업주 모두 아이비리그 출신이 아니고 워싱턴 주에 있는 학교를 나왔다.

우리들은 미래지향적인 건설 방향으로 늘 지방분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뒤에도 본사를 옮기지 않고 시애틀에 있다. 우리식으로 하자면 서울로 옮길 텐데 말이다.

대구·경북의 번영을 이끌었던 섬유산업이 인건비 등의 문제 때문에 중국 등지로 이전한 이후 지역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산성 때문에 공장을 이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지역기업이 수도권으로만 진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은 그간 지역의 큰 문제였다. 우방과 청구 등 건설업 그리고 백화점 등 유통 기업들이 예전에 가졌던 영화는 온데간데없다.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대학교 하면 한국 사람들은 동경대학을 최고로 여기지만 오사카를 비롯한 관서지방 사람들은 교토대학을 최고로 생각한다. 실제로 노벨상 배출도 교토대학이 더 많이 배출했다. 불과 십여 년 전에만 하더라도 수도권의 웬만한 대학보다 지역의 명문사학들을 더 알아주었다. 그러나 모두가 수도권으로만 진출하려 해서 기본도 잃고 나라의 여러 문제점들이 생겼다.

미래를 생각할수록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오히려 ‘기본’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둑 용어 중에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기본이 되는 바둑알이 산 다음에야 상대의 돌을 잡으러 가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거점을 잃고 이리저리 옮기다가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거점이 확실하다면 일부 지역에서 실패를 맛보더라도 회생할 가능성이 크다. 초나라와 한나라의 전투에서 항우가 패배한 데에는 고향에서의 기반을 잃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는 지역기업, 지역대학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기업이나 가족을 이끄는 가장, 지역의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 모두의 마음가짐 해당하는 말이다. 기본과 가까움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할 때 미래도 다가오는 법이다. 미래가 불안할수록 기본에 대해 더욱 생각하는 게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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