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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불라 라사 115 (계명교양총서 115선)- 사회계약론

장 자크 루소(1712-1778)는 불꽃같은 삶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열정적인 근대 사상가이다. 18세기 사상가 중에서 루소만큼 신비스럽고 흥미로운 인물도 드물다. 그는 당시 계몽주의가 지배하던 ‘이성존중’ 풍토에 반항하여 이성보다 감정과 본능이 더 중요한 인간행위의 동기임을 가르쳤다. 즉 인간은 자연적 욕구에 의해 움직이기는 하나 자기애에 의해 인도되는 동시에 동정심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고 보았다. 말하자면 그는 이성의 시대를 낭만주의 시대로 이끈 사상가이자 문명과 인위를 비판하고 선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할 것을 역설했던 철학자로 한 시대를 가로지르는 삶을 살았다.

루소의 이러한 삶은 자신의 철학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의 삶과 철학은 긴장감이 넘치기도 하고 심지어 완전히 모순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는 인간의 감정과 삶을 자연과 일치시키는 것을 발견한 사람이며, 민주주의 이념을 기초한 아버지들 중의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그의 사상에 매혹되는지도 모른다. 그의 사상은 오늘날 전체주의자와 자유주의자 모두에게 거의 동일한 정도로 받아들여졌으며, 지난 250여 년 동안 수많은 ‘혁명적인’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루소의 대표작인 『사회계약론(Du Contrat social ou principes du droit politique, 1762년)이 프랑스혁명 지도자들의 신앙고백이 되기도 했던 이유다. 프랑스혁명이 일어났을 때 생존해 있지 않았던 루소는 혁명을 사주하지 않았다. 그는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11년 전에 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혁명주의자들은 자유, 평등, 일반의지 등과 같은 핵심 단어들을 루소에게서 읽었다. 특히 루소의 ‘주권’ 개념은 당시 신분제 사회를 지탱하는 절대 권력이라는 개념에 파열음을 내면서 프랑스혁명 지도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며 프랑스혁명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혁명적인 정치사상은 프랑스혁명의 이념이 되어 현실적으로 실현되었던 것이다. 루소의 정치사상은 시대를 초월한 탁월한 원리를 담고 있어 지금까지도 민주주의를 언급할 때마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정도로 비중 있는 사상이 되었다.

『사회계약론』에서 루소의 중심 과제는 “정치적인 사회에서 통치권의 정당하고도 확실한 원칙, 즉 인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법을 이상적인 법의 모습이라고 여겨지는 그대로 생각하는 원칙이 존재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 즉 ‘합법적 권력의 근원과 한계’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는 국가에 대한 우리의 의무는 사회계약에서 온다고 믿었다. 이런 계약을 통해 여러 무리의 개인들이 하나의 정치체로, 즉 그 자체의 일반의지를 갖춘 전체로 변모된다고 생각했다.
『사회계약론』에서 루소가 상상한 합법적 권력은 “공동의 힘으로 사람과 그 사람에 딸린 물건을 보호하고 방어하며 각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조화시키면서 오직 자신에게만 복종하며 이전처럼 자유로운 상태로 남을 수 있는 그런 국가 형태”의 공화국이었다. 공화국의 두 기둥은 ‘국민주권’과 ‘일반의지’에 기초한 법 제정이다. 주권은 국민들의 손안에서 영속하며, 결코 군주나 정부에게 양도될 수 없는 것이다. 개인은 자신의 모든 사적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사회공동체로부터 보상을 받는다. 그는 한 개인으로 법을 만드는 주권자인 동시에 그 법에 순종하는 신민이다.

루소 정치이론의 또 다른 핵심은 ‘일반의지’, 즉 공동체의 집단적 의지에 있다. 함께 국가를 세운 개인들 모두는 어떤 특정한 결과를 바란다. 그들은 개인적으로 국가를 통해 무언가 얻기를 기대한다. 이때 루소는 사익과 욕구를 가진 이기적인 개인들과 국가의 일부로서의 개인들 사이를 구분한다. 후자의 공중의 역할에 있어 일반의지에 반대할 권한은 인정되지 않는다. 개인이 갖는 이기적 욕구는 언제나 일반의지의 더 높은 목적에 종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의지는 공공선을 위해 존재하며, 국가의 존속은 그 구성원들이 사적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상충되는 곳에서 사적 이익을 보류하는 행위에 달려 있다. 따라서 루소는 일반의지에 복종하지 않겠다는 사람은 누구든 강제로 복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반의지에 대한 루소의 이해는 그를 한편으로는 자유주의 국가이념의 아버지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체주의 국가이념의 아버지로 여기게도 한다. 이러한 양면성에도 불구하고 루소는 자신의 책에서 시종일관 정치와 국가의 공공성, 특히 각자의 사익을 넘어선 공익을 강조한 이론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사회계약론』에서의 그의 참된 목적은 자유 그리고 사회의 복지, 이 두 가지를 모두 제공하는 상황을 기술하는 것이었다. 공익보다는 사익을 우선하는 정치가들과 공공선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지 않는 국가권력의 남용이 지배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면, 그리고 진정으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꼭 한번 읽어야 할 고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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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