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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진 가슴을 두드리는 고전(古典)

아득히 먼 옛날! 그때 5월에도 들판은 너르게 펼쳐져 있었을 것이고 녹음은 무성한 잎을 흔들고 있었을 것이다. 자연의 위대함이 여기에 있다. 끊임없이 물결치는 시간 속에서도 생명력을 유지하는 힘, 본연의 힘을 잃지 않고 오랜 시간을 견디며 그 생명의 빛을 뿜어내는 힘이 자연에게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연 앞에서 숙연해지는 것도 이러한 자연의 힘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자연만큼은 아닐지 모르지만 거친 시간을 이겨내고 우리 앞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힘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고전(古典)이다. 고전(古典)은 인간과 그 소산물이 소멸과 변화를 수없이 반복할지라도 인간의 고갱이와 같은 정신을 이어주고 현대의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고전(古典)에는 수천 년 동안 발견하고 발전시킨 인간의 가치가 켜켜이 덮여 있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고전(古典)을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 ‘2세기 이래의 그리스와 로마의 대표적 저술’, ‘옛날의 서적이나 작품’으로 사전적 정의를 내리고 있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그렇다. 깡깡 마른 땅을 뚫고 올라온 여린 새싹의 힘과 같은 젊음도, 곱디고운 여인의 자태도, 높은 창공을 날아오를 것 같은 기세도, 도저히 삼킬 수 없을 것 같은 분노도 시간 앞에서는 이울고 만다. 한 시대가 지난 후 우리 인생의 흔적이 얼마나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고전(古典)은 수천 수백 년의 시간을 이겨내고 지금 우리 앞에 서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고전(古典)을 검색하면 고전(古典)과 함께 따라오는 수식어(수식 표현)이 아주 흥미롭다. ‘나를 찾아 떠나는’, ‘내 아이가 변한다!’, ‘힘과 위로는 주는’, ‘행복한 세상 만들기’, ‘도전!’, ‘맛있는’, ‘아름답고 균형 있는 삶’, ‘세월이 인증한 작품’, ‘세상읽기’, ‘CEO 고전에서 답을 찾다’, ‘시대를 뛰어넘어’, ‘언제가 됐든 꼭 읽어야 할’. 현대 사회에서 고전(古典)의 가치는 어느 한 곳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하게 적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아의 발견부터 기업의 발전까지도 고전(古典)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즉, 고전(古典)은 우리 인간의 정신과 노동, 삶을 단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정신과 마음을 단련시키는 뛰어난 작품과 고전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철학자 에머슨)

아직 5월이지만 무더위가 시작된 듯하다. 그런데 예전부터 무더운 날씨에도 자연은 활기차고 연인들을 유쾌했다. 16세기 셰익스피어는 <한 여름 밤의 꿈>을 통해서 사랑을 찾는 연인들의 유쾌한 소동을 한 여름 밤의 꿈으로 나타냈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우리나라에도 있다. 18세기 김만중은 <구운몽>에서 남녀가 인연을 맺는 이야기를 꿈으로 그렸다. 무더운 여름을 한바탕 요란한 꿈처럼 보내고 싶지 않은가? 책장 속에서 켜켜이 쌓인 먼지와 씨름하는 고전(古典)을 끄집어내 보기를 바란다. 치열하고 비정한 더위에 무뎌진 가슴을 두드리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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