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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AI] AI 시대의 생명과학, 무엇을 묻고 어떻게 해석할까

2024년 노벨 화학상은 생명과학 연구에서 인공지능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들어섰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워싱턴대의 David Baker 교수는 단백질 설계 및 구조 예측 연구로 구글 딥마인드의 Demis Hassabis, John Jumper와 함께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과거에는 단백질 구조와 기능을 밝히기 위해 오랜 실험과 시행착오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을 통해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던 단백질을 설계하며, 신약 개발 가능성까지 탐색하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 생명과학과 학생들의 학습 환경에서도 인공지능의 역할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변화는 실험 결과를 분석할 때 코딩에 대한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고급 데이터 분석이나 모델링을 수행하기 위해 파이썬이나 통계 프로그램을 먼저 익혀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ChatGPT, Gemini, Claude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복잡한 분석용 코드도 자연어로 설계하고 오류까지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


● 코딩 능력의 재정의: 작성에서 설계로
이러한 변화는 코딩 능력의 의미 자체를 바꾸고 있다. 문법을 정확히 외우고 직접 구현하는 능력보다, 필요한 분석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AI가 수행할 작업을 설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실험 데이터를 분석할 때 학생은 코드를 처음부터 외워서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비교하려는 집단의 관계, 데이터의 특성, 적절한 시각화 방식, 결과 해석의 방향을 정리해 놓으면 AI를 통해 분석 코드의 초안을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석 능력이다. AI가 만든 결과가 어떤 가정에 기반한 것인지 확인하고, 그 결과가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지 판단하는 능력은 여전히 우리에게 요구된다.


● AI 기반 생명과학 연구: 문제 해결 방식의 변화
더 나아가 AI는 생명과학 연구의 문제 해결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신경과학에서는 대규모 뇌 데이터와 뉴런 연결 정보를 바탕으로 기능적 회로를 이해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시스템 생물학에서는 유전자 발현, 단백질 상호작용, 대사 네트워크처럼 수많은 요소가 얽힌 자료를 다룬다. 이러한 문제는 변수의 수가 많고 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한 직관이나 전통적인 분석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다. 이때 AI는 복잡한 데이터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찾아내고 가능한 설명을 제안하며,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가설을 비교하는 데 도움을 준다. 즉 AI는 계산을 빠르게 해주는 도구이면서 동시에 생명 현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질문하게 만드는 연구 도구가 되고 있다.


● 코드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이해는 해야 한다
AI를 활용한 생명과학 학습과 연구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생성된 코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코드가 무엇을 계산하고 있는지 모른다면 결과를 해석할 수 없다. 둘째, 분석 과정에서의 핵심 가정을 확인해야 한다. 어떤 분석 방법들은 특수한 조건이 성립해야 사용 가능한데, AI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셋째, 결과의 재현성을 확보해야 한다. 같은 데이터를 다시 분석했을 때 결과가 일관되게 나오는지, 분석 과정이 충분히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하는습관이 필요하다.

 

결국 AI는 생명과학 학생이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이다. 문법 오류를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대신 연구 질문의 타당성, 분석 방법의 적절성, 결과의 생물학적 의미를 고민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 AI 시대, 생명과학 전공의 핵심 역량
결국 앞으로 생명과학 데이터를 분석할 때 중요한 것은 코드를 얼마나 잘 작성하는가보다 분석의 목적을 분명히 세우고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다. AI는 복잡한 계산과 구현을 대신해줄 수 있지만, 연구 질문을 설정하고 결과의 의미를 판단하는역할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생명과학 학생은 AI를 활용해 실험 데이터를 다루고 과학적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분석가로 성장해야 한다. AI 시대의 생명과학 학습은 AI에게 맡기는 공부가 아니라, AI를 이용해 더 깊이 이해하는 공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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