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25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심사평-장옥관 교수

  • 작성자 : 계명대신문사
  • 작성일 : 2006-08-28 21:27:06

제25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심사평입니다.

 

심사위원: 장옥관(시인ㆍ문예창작학 전임강사)

 

 

제 25회 시 심사평


예심에서 올라온 열 명의 응모자에서 두 사람을 골라내는 건 쉬운 일이었다. 나머지 여덟 명의 학생은 시의 말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한 듯했다. 자신의 감정과 관념을 직설적으로 토로하거나 말 밑에 접어 숨긴 뜻 없이 축자적 의미 그 자체로 전달하는 방식은 시의 말법이 아니다. 특히 객관화되지 못한 사적세계의 주관적 감정은 금물이다. 서정시의 궁극적 목표가 정서감흥에 있으며 그것은 개인의 감정에서 기인될 수밖에 없다는 건 일견 타당한 말이다. 하지만 이 감정은 납득하거나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감정과잉만 지적하는 게 아니다. 화려한 수사나 세련된 어법으로 제법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설득력 없는 자폐적 주관성이 넘쳐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마이산 만불탑’과 ‘무용총 사냥벽화’, ‘산자락에 있는 집’을 들고 응모한 학생과 ‘저승꽃’과 ‘귀의 문을 열다’, ‘시퍼런 풍문’을 선보인 학생은 나름대로 시적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어 돋보였다.

 

‘산자락에 있는 집’ 시편을 쓴 학생은 언어를 다루는 솜씨가 빼어나고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활달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어법 또한 젊은이의 패기를 자랑하는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선작의 자리를 양보하게 된 것은 그 풍성한 이미지 다발을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결정적 응집력이 없기 때문이다. 시라는 항아리는 양감과 색택(色澤)으로만 충분치 않으며 그 쓰임새도 고려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당선작 ‘시퍼런 풍문’도 현실과의 관련성만 따지자면 그리 후한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멸치 떼로 암유되는 현실을 보트 피플의 문제로 연결한 시적 발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더구나 두 개의 에피소드를 흔적 없이 기울 수 있는 바느질솜씨는 어지간한 내공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일견 역동적인 상상력이나 패기가 좀 부족한 듯하지만 섬세한 감각과 행간의 여백을 활용할 줄 아는 간결한 문체, 비유의 적실성과 다양한 어조의 활용, 이미지의 통일성과 결구의 솜씨 또한 나무랄 데가 없다. 다만 다른 응모작에서 볼 수 있는바, 미묘한 정서의 결을 지나치게 추구하게 되면 주관적 감정의 세계에 빠질 수 있으므로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이다. 수상자의 정진을 빈다.

 

네티즌 의견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149 제26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심사평-성석제 소설가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48 제26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작-전아리(연세대학교 인…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47 제26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심사평-안도현 시인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46 제26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당선작-김윤희(서울예전 문예창…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45 제25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심사평-민현기 교수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44 제25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작-정한아(건국대 국어국… 계명대신문사 2006/08/28
* 제25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심사평-장옥관 교수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42 제25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당선작-한인숙(제주대 국어교육…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41 제24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심사평-김원우 교수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40 제24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작-이혜정(문예창작학ㆍ4…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39 제24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심사평-이성복 교수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38 제24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가작-2-민구(명지대 문예창작학…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37 제24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가작-1-박소란(동국대 문예창작…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36 제23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심사평-김원우 교수 계명대신문사 2006/08/28
135 제23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작-제갈순복(한국통신대학… 계명대신문사 200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