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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계명문화상 소설부문 가작(2) - 핸들링

  • 작성자 : gokmu
  • 작성일 : 2016-05-30 16:57:30

● 제36회 계명문화상 소설부문 가작(2) - 핸들링

 

핸들링

김소린(명지대학교·문예창작학·3)

 

 쳇바퀴가 돌고 있었다. 싸구려 쳇바퀴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오늘따라 시끄러웠다. 낮 동안 내리 잠을 자던 고슴도치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고슴도치는 주로 밤에 활동했기 때문에 나는 종종 그들이 내는 소리에 잠에서 깨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뒤척이는 탓에 그들이 기상한 걸지도 몰랐다. 면접을 보고 돌아와 피곤한 몸을 일찍 뉘었지만 잠이 통 오지 않았다. 만일 곽이 면접에 대해 물어본다면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고민이 됐다. 분명 곽이 면접관이라도 된 양 말문이 막힐 것이다. 면접은 곽이 권한 것이었고 이번이 세 번째였다. 곽과 만난 지 천 일이 넘어갔지만 그가 어떤 식으로 물음을 던질지 짐작할 수 없었다. 곽이 누울 자리를 더듬으며 몸을 웅크렸다. 얼마 전에 새로 꺼낸 여름용 이불보는 덜 깎인 곽의 수염처럼 거칠었다. 이불에 뺨이 쓸리면서 볼 안쪽이 아려왔다. 어제 밥을 먹다 볼을 씹었던 자리였다. 혀를 그 부군에 가져다 대자 너덜거리는 살갗이 느껴졌다. 혀가 닿을 때마다 상처는 조금씩 벌어졌다. 어쩐지 그것을 멈출 수 없었다.

 고슴도치 울음소리가 날카롭게 들렸다. 나는 황급히 까슬까슬한 이불의 끄트머리를 붙잡았다. 팔뚝에 난 털이 곤두서있었다. 고슴도치와 살게 된 지 일 년이 넘었지만 그들의 울음소리는 처음 듣는 것이었다.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라고 착각할 만큼 높고 찢어지는 소리였다. 고슴도치를 처음 데려올 때 곽은 그들이 잘 울지 않는 동물이라 좋다고 했다. 울음소리가 너무 불길해 고슴도치를 갖다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베개에 고개를 파묻었다. 곽 특유의 땀 냄새가 났다. 비가 내리기 전날처럼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아침 곽이 나가기 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를 떠올렸다. 넥타이를 조이면서 말했던 거 같기도 했고 구두코를 차면서 말한 것 같기도 했다. 고슴도치가 다시 한 번 울었다. 그것이 그의 말을 가로채기라도 한 것 마냥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는 시계를 흘깃 쳐다봤다. 아직 한 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고개를 돌려 침대 옆 책상에 놓인 고슴도치 집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수컷이 암컷의 꼬리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암컷은 앙칼지게 우는 소리를 내며 종이 상자 안으로 몸을 숨겼다. 수컷은 그 앞을 맴돌더니 암컷을 따라 상자에 들어갔다. 상자는 처음 그들을 데려왔을 때부터 써왔던 거라, 이제는 둘이 쓰기에 조금 비좁아 보였다. 나는 고슴도치 용품을 어디서 사는지 한 번도 궁금해 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곽이 새 것을 사 오기 전까지 상자가 그대로 인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곽이 새 상자를 살 확률은 희박했기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상자 구멍으로 가시 돋친 두 몸통이 보였다. 어느 쪽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두 몸통이 옴짝달싹할 수 없이 딱 붙어있었다. 나는 몸을 이리저리 뒤척였다. 내가 상자 안에 들어가 있던 것처럼 몸이 뻐근했다. 그때 머리맡에 있던 휴대폰이 진동했다. 곽이 이제 곧 출발한다고 했다.

 요즘 곽의 야근이 잦았다. 언제 쓸지 정확히 정해지지 않은 휴가를 위해서였다. 곽은 신혼여행에 일주일 정도를 할애하고 싶어 했다. 내가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도, 곽은 시간이 날 때마다 계획을 세웠다. 그건 매번 달라졌기 때문에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곽의 말을 흘려듣기 시작했다. 곽의 계획에 따르면 우리는 결혼식을 마치자마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게 될지도 몰랐고, 어쩌면 알래스카에 갈 수도 있었다. 곽은 새로운 여행지를 접할 때마다 어디서 뭘 먹을 지까지 고민하며 의견을 물었다. 그때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어깨를 으쓱이기만 했다. 나한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결혼식을 언제 올릴 지였다. 곽은 대강 10월이나 11월 정도에 식을 치르자고 했다. 그 날짜 역시 여러 번 미뤄진 것이었다.

 곽은 들어오자마자 옷을 벗어 의자에 올려놓았다. 그러지 말라고 몇 번 말했지만, 곽은 의자에 옷을 두는 게 준비할 때 편하다고 했다. 옷을 정리해두면 곽은 그걸 찾지 못해 회사에 늦었기 때문에, 나는 더 간섭하지 않았다. 나는 이불을 덮고 곽이 옆에 오기를 기다렸다. 고슴도치가 바닥에 깔린 신문지를 밟으며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반지하는 밤이 깊을수록 작은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곤 했다. 신경이 그쪽으로 집중되어서 그런지 졸음조차 오지 않았다. 곽은 러닝셔츠와 트렁크만 걸친 채 내 옆에 누웠다. 방금 막 세수를 해서 물기가 남아있는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얼굴이 부어 곽의 이목구비가 부쩍 밋밋해져 있었다. 피부와 달리 바싹 말라 있는 곽의 입술이 살짝 움직였다. 손에 땀이 배어 곽의 소맷자락을 붙잡았다. 곽이 나를 쳐다봤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런데, 아까 나가기 전에 뭐라고 했더라.

 글쎄. ?

 나는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저었다. 곽은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기를 반복하더니 이내 몸을 돌려 누웠다. 늘어진 러닝셔츠에서 오랫동안 절여진 땀 냄새가 났다. 곽은 종종 샤워를 하지 않은 채 잠이 들곤 했다. 양치질을 하지 않는 날도 있었다. 냄새는 점차 익숙해졌고 결국 그것에 대해 말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나는 자꾸만 입안에 난 상처를 혀로 건드렸다. 상처는 아까보다 벌어진 것 같았다. 입안 쪽에서 비릿한 맛이 느껴짐과 동시에 배가 아파왔다. 최근에 곽과 나는 종종 복통을 호소했다. 곽은 소화불량인 것 같다고 했다. 곽에게 배가 아프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방 안이 너무 조용해 입을 뗄 수 없었다. 나는 괜히 침을 삼키고 입술을 깨물었다. 한참 뒤에 조용히 곽을 불렀지만, 그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배가 가시에 찔린 듯 아파 눈을 질끈 감았다. 쳇바퀴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일어나니 이미 곽은 나가고 없었다. 출근을 했을 터였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건 익숙했다. 곽가 살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권고사직을 받았다. 상사는 몇 가지 이유를 들었는데 곽과의 교제도 그 중 하나였다. 내가 곽과 만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가만히 고개를 숙인 채 상사의 발만 바라봤다. 상사의 구두는 잘 닦여 빛이 나고 있었다. 나는 구두를 한 번도 관리한 적이 없었다. 구두 밑창이 너덜거렸고 먼지나 모래 같은 게 밑창에 달라붙어 있었다. 상사와 내 구두를 번갈아 보고 있자니 눈이 시려왔다. 상사의 말이 끝나자 나는 한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며칠 뒤에 나는 회사를 나왔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곽은 상사가 나뿐만 아니라 몇 여직원들에게 사직을 권유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곽이 이름을 언급했지만 그 중에 정말 회사를 그만둔 사람은 없었다.

 나는 욱신거리는 배를 문지르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냉장고 안에 넣어둔 탈취제가 어느 샌가 작아져 있었다. 최근 곽은 냉장고 문을 열어볼 시간도 없어 보였다. 늦게까지 일을 하고 남은 시간에는 결혼식에 대해 고민했다. 결혼을 하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절차가 필요했다. 곽은 열군데도 넘는 결혼식장에 전화를 했고 결혼 비용을 끊임없이 계산했다. 조건에 맞는 결혼식을 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우리는 모아둔 돈이 별로 없었다. 곽의 계획들을 이루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한 액수였다. 어느 날 곽은 돌연 결혼식을 올리지 말자고 했고, 다른 날은 다시 기대에 부풀어 계획을 늘어놓았다. 변덕스럽게 구는 곽은 이따금 지쳐 보였다. 어쩌면 곽은 일부러 계획을 부풀리는 걸지도 몰랐다.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알고 말이다. 결혼식을 올리지 말고 어서 혼인신고를 하자고 말해주기를 기다리는 걸 수도 있었다. 나는 제 구실을 잃은 탈취제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냉장고 문을 눌러 닫았다. 오래된 냉장고라 신경 쓰지 않으면 문이 다시 열리곤 했다.

 냉장고 문에는 중국집 전단지와 쿠폰 몇 장이 붙어있었다. 이전 회사의 점심 메뉴는 늘 중국집이었다. 아직도 곽은 열두시가 되면 단골 중국집에 주문 전화를 걸 게 분명했다. 곽은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메뉴를 골랐다. 아마 비가 오거나 꾸중을 들은 날은 짬뽕, 기분이 좋을 때는 짜장면을 택하는 듯 했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나는 늘 짬짜면이었다. 동료들은 보통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택했고 나는 그 중 무엇을 골라야할지 몰랐다. 대체로 많은 사람이 선택한 쪽으로 기울긴 했다. 매번 짜장면과 짬뽕 사이에서 고민하던 차에 곽은 내게 짬짜면을 권했다. 그 뒤로도 곽은 내 것으로 짬짜면을 시켰다. 부서 안에서 짬짜면은 나뿐이었다. 그런 식으로 곽은 관심을 드러내곤 했다.

 사실 내가 줄곧 먹고 싶었던 건 울면이었다. 울면을 발음할 때면 어쩐지 내가 덜 마른 빨래처럼 눅눅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언젠가 엄마가 울면을 먹는 걸 본 적이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었고 오랜만에 아빠가 돌아온 날이었다. 아빠는 안방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나는 짜장면을 먹다 말고 엄마를 바라봤다. 엄마는 거실 바닥에 앉아 면을 휘젓더니, 이내 걸쭉한 국물을 들이켰다. 엄마의 입가에는 달걀 조각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릇의 바닥이 보일 때까지 그것을 떼어내지 않았다. 엄마는 입 안 가득 면발을 집어넣고 얼마 씹지 않아 삼켰다. 엄마는 쉬지 않고 입을 움직였다. 부풀어 오른 엄마의 양 볼을 보니, 침이 흐르는 것 같았다. 짜장면을 먹다 말고 하염없이 엄마를 바라보던 차에 코 고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그 탓에 나는 엄마에게 한 입만 달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때 나는 아빠의 코골이가 마치 천둥과 같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빠른 속도로 면을 빨아들였다. 입에서 면이 쏟아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는 중국집 번호를 누르려다 이내 그만두었다. 짬짜면은 육천오백 원이었고 최소 주문 가격은 칠천 원이었다. 입맛도 영 생기질 않았다. 그저 목이 말라왔지만 생수는 다 떨어진 채였다. 어제 곽이 하려던 말이 생수를 사온다는 게 아니었을까. 어쩌면 곽은 냉장고가 텅 비었다는 걸 알고 있을지도 몰랐다.

 생수를 사서 돌아오는데 가는 빗방울이 떨어졌다. 슬슬 장마철이었다. 겨우 말린 머리가 다시 젖어갔다. 물이 가득 차 있는 생수병 한 묶음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어깨가 젖은 빨래처럼 늘어졌고 그것 때문인지 걸음을 재촉할 수 없었다. 빌라와 마트는 애매하게 멀어서 곧 도착할 거라는 생각을 세 번이나 하고 나서야 빌라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입고 있던 회색 티셔츠는 이미 얼룩덜룩해져 있었다. 티셔츠가 자꾸만 달라붙어 가슴팍과 배 언저리 부분이 축축했다. 빌라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창문 아래의 얼룩이 눈에 띄었다. 누군가 노상방뇨를 해놓은 모양이었다. 밤에 창문 쪽을 보다보면 취객이 방뇨하는 모습을 빈번하게 볼 수 있었다. 나는 비가 세차게 내려 방뇨의 흔적이 씻겨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빗방울이 굵지는 않았지만, 저녁이 되면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곽이 퇴근길에 우산을 잃어버리고 비를 맞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무거운 정장을 바닥에 떨어트리며 곽이 어떤 말을 꺼낼지 궁금했다.

 나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조심스럽게 디뎠다. 신발 밑창의 물기 때문에 금방이라도 미끄러질까 봐 겁이 났다. 주변이 어두워서인지 오늘따라 계단이 가팔라 보였다. 그걸 의식할수록 계단을 내려가는 게 더 망설여졌고 결국 나는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생수가 굴러 떨어져 문에 부딪혔다. 나는 배를 잡고 웅크렸다. 몸 곳곳이 욱신거렸다. 계단에 다리도 쓸린 듯 했고 발목도 조금 삐끗한 것 같았다. 바닥에 찍힌 엉덩이도 아팠는데, 무엇보다 배 안쪽이 아려왔다. 몸에 딱 맞는 바지가 배를 조이는 기분이었다. 나는 겨우 몸을 일으키고 문 앞으로 다가갔다. 생수통 하나가 찌그러져 있었다. 나는 인상을 쓰고 문을 열었다. 눅눅하고 후덥지근한 공기 때문에 숨이 막혔다. 나는 한 걸음 물러서 숨을 한껏 들이마신 뒤 생수를 먼저 발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선풍기를 틀고 그 앞에 앉았다. 티셔츠 자락이 펄럭일 때마다 옆구리가 시렸다. 젖은 머리카락이 거슬렸지만 어쩐지 몸이 무거워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올리니, 고슴도치 집이 보였다. 아래에서 보니 고슴도치가 평소보다 크게 느껴졌다. 종이 상자에서 나온 녀석의 등에 피가 묻어있었다. 암컷이었다. 새벽이든 내가 나갔던 사이든 결국 짝짓기를 한 게 분명했다. 짝짓기 후에 암컷의 등에 피가 묻어있으면 임신 확률이 높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었다. 나는 뱃속에서 자라는 고슴도치 새끼에 대해 생각했다. 웅크리고 있는 고슴도치 새끼의 가시는 생각보다 날카로울지도 몰랐다. 뱃속의 새끼가 점점 자라나면서 그 가시가 암컷을 찌를 것만 같았다. 나는 배를 부여잡았다. 먹은 것도 없는데 배가 묵직했다.

 곧 생리를 할 것 같았다. 날짜상 그래야 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지난 두 달 동안 생리를 하지 않았다. 이런 적은 거의 처음이나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한창 결혼 준비로 바빴을 때였고 곽도 그맘때부터 야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달이나 거르는 건 조금 이상했다. 곧 생리를 할 거라고 기대할수록 불안은 커져만 갔다. 나는 매일 아침 다음 주까지 생리를 하지 않으면 병원에 가보자는 생각을 하며 나를 달랬다. 산부인과를 입 밖으로 내뱉었을 때, 그 어감은 막연한 두려움을 줬다. 곽이라면 병원에 가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곽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은 그럴 새도 없었지만, 석 달 전까지는 마치 의무라도 되는 양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잠자리를 가졌다. 그때마다 피임을 제대로 했는지 안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곽은 와이셔츠 단추를 끝까지 잠그는 것조차 답답해했기 때문에 그 중 한 번 쯤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곽에게 물어볼 수도 있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혀로 입 안의 상처를 건드렸다. 상처는 어제보다 벌어져있었다. 피부 안쪽에서 맥박이 희미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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