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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33회 계명문화상 소설부문 - 심사평(김영찬 님)

  • 작성자 : gokmu
  • 작성일 : 2013-05-22 00:01:39

 

 

●제33회 계명문화상 소설부문 - 심사평(김영찬 님)

 

 

 

 

- 심사위원: 김영찬 문학평론가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겸 문학평론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대표적인 저서로 《근대의 불안과 모더니즘》, 《비평극장의 유령들》, 《비평의 우울》 등이 있다.

 

 

 

 

- 심사평

 

이번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에는 총 176편의 소설이 투고되었다. 예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상상력의 폭이 넓어졌고 수준도 향상되었다. 특히 SF, 추리소설, 스릴러 등의 장르적 상상력을 활용한 소설들이 많아졌고, 소재면에서도 노숙자 문제, 청년실업 문제, 학원문제 등 우리 사회의 첨예한 사회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소설적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비교적 완성도가 있는 소설들은 적지 않았던 반면, 자기만의 개성과 신선한 발상, 세계를 보는 성숙한 시야를 동시에 갖춘 소설을 발견하고 싶은 심사자의 욕심을 충족시키는 작품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소설은 하나의 세계다. 그 하나의 세계를 축조하는 데 단지 세련된 문장이나 구성력 같은 기술적 요소만이 필요할 리는 없다. 남들과 구별되는 자기만의 개성적인 시야와 상상력, 그리고 세계에 대한 사유의 고투를 요구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투고작 가운데 세 편을 골라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어떤 위로>는 개개인들이 맞닥뜨리는 낯선 상황 속에서 뜻밖의 불행을 보이지 않게 주고받는 우리 삶의 한 단면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서로 다른 두 사건과 인물을 한 공간에 축조해내는 솜씨가 뛰어나고 문장도 안정되었다. 여러 면에서 작자의 오랜 습작 경험과 부심을 짐작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사실 완성도 면에서는 이 소설이 가장 앞섰으나, 선뜻 당선작으로 올리지 못한 것은 소설의 문법이나 발상, 분위기 등에서 기성 유명작가의 소설세계와 흡사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개성과 발상법이 아쉬웠다. <고유진동수>는 발상이 신선하고 개성이 넘치는 소설이다. 소설은 정신병력을 가진 인물의 언어와 생각을 그대로 좇아가면서 흥미롭고도 낯선 세계 하나를 펼쳐보인다. 어떻게 보면 신선한 발상 하나로 밀어붙인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 그럼에도 가독성도 있고 기존 소설들과 구별되는 다른 독해의 가능성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정신병적 인물이 등장하더라도 이 소설의 언어 자체가 해체적인 정신병적 언어가 아닌 이상, 독자로 하여금 그 인물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 소설은 그런 측면에서 독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디테일이 부족했다고도 할 수 있다.


당성작으로 뽑은 <스푸트니쿠 126호>는 별달리 기대도 없고 희망도 없는 현실 속에서 자기만의 위성을 쏘아올리겠다는, 스스로에게 황당한 미션을 부여하는 실패한 청춘의 이야기다. ‘용산’이라는 공간을 전경화하면서 인물이 처한 삶의 조건과 우리 시대의 참담한 현실의 편린이 자연스럽게 소설적으로 제시된다. 이 작품의 빛나는 지점은 이 청춘의 실패가 우리 사회의 실패(용산참사)와 불가피하게 맞닿는 지점을 능숙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포착해내는 발상의 참신함이다. 소설의 문장은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아직은 서툴고 구성도 거칠다. 그런 결함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내는 것은, 실패한 청춘의 감각을 그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너른 시야 속에서 조망하는 이 작품의 개성과 윤리적 감각이 대학생 신인으로서 이후를 기대하게 만드는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신인이란 그런 것이고, 그래야 하는 것이다. 당선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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